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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H-Logic : 성공적 독립 프로듀서형 케이팝 뮤지션 탄생!
2010-04-24 , Saturday


* 우리나라의 케이팝은, 장르적 의미로 따져보면 종래의 '가요'와는 구분됩니다. 팝적인 가창, 악곡 구조를 기본으로 하면서 우리나라의 정서적 해석을 덧붙이는 형태니까요. 그 이전의 가요는 가요적 내적 구조를 가지고 있고, 그위에 팝적인 해석을 조금씩 가미하곤 했었죠.

*이러한 케이팝은, 김건모나 솔리드, 듀스, 서태지와 아이들, 유영진 등에 의해서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고 출발합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케이팝이 양산된 것은, SM, YG,JYP라는 세 프로덕션에 의해서죠. 이 회사들은 강력한 팝적 기반을 가진 하우스 프로듀서를 기반으로 음악을 만들고,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 젊은이들을 트레이닝해서 데뷔시킵니다. 그리고 엄청난 성과를 거두죠.

*시대가 흐르면서, 이러한 프로덕션에서 가수들이 하나둘씩 독립하기 시작합니다. 이들은 꽤 힘든 여정을 거칩니다. 따로 떼어놓고 보면 재능있는 가수들이었지만, 위에서 언급한 세 프로덕션이 가진 '케이팝적 음악 생산 시스템'의 힘은 상당히 강고한 것이었으니까요. 그것에 필적하는 자신만의 독립적 시스템을 만들기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죠.

*하지만 점차 성과를 거두는 뮤지션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론 분명 더 많은 가시적 성과가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적극적인 시도를 하는 주자들이 많고, 그중엔 꽤 좋은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뮤지션들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케이팝씬에서 '최초의 독립 프로듀서형 시스템'을 공고히 하는 주자는 아마도 이효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음반 H-Logic이 그 결과입니다.

*그녀는 이미 3장의 웰메이드 음반을 통해서 만만치 않은 프로듀서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냈습니다. 그녀가 직접 작곡을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와 손잡은 작곡가들에게 주도권을 주기보다는 자신의 취향을 분명히 하면서 음반의 색깔을 만들어냈으니까요. 소속사를 옮기면서 잠시 그것이 흔들린 적은 있지만 그녀는 곧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음반에서도 그녀는 두명의 새로운 작곡가를 기용합니다. 그러나 음반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이효리입니다.

*단순히 그녀가 가사에서 '나는 매번 앞서가니까'라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어서가 아닙니다. 이 음반 전체의 음악적인 코드 속에 '이효리적인 감성'을 치밀한 형태로 주입하는 데 성공하기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티스트 본인만이 해낼 수 있는 대단히 치밀한 디테일 프로듀스를 통해서, 그 어떤 음악 기획사도 보여주기 쉽지않은 수준의 퀄러티 컨트롤을 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음반의 사운드는 깜짝 놀랄 정도입니다. 어지간한 힙합 뮤지션들도 못 따라옵니다. 그냥 소리를 듣기 좋게 뽑아내는 수준의 성취가 아닙니다. 각 곡의 컨셉에 따라 대단히 다양한 소스의 소리들이 포진하는데, 그 소리들이 순간 순간 어우러지면서 우리나라 댄스 음반에서 좀처럼 접하기 어려울 수준의 사운드 밸런싱을 이뤄냅니다. 얼핏 들어서는 놓칠 둔중한 베이스음과 1,2초간 등장하는 짤막한 효과음들에 이르기까지 사운드의 텍스춰가 섬세하기 그지없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이효리라는 아티스트와 구분된 '기술적 성취'에서 그치지 않고, 이효리가 만들어내는 소리, 또 이효리가 발산하는 개성과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면서 멋진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그녀의 보컬 또한 인상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툴툴거리듯, 그녀가 힘있는 바이브레이션을 구사하는 가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음반에 실려있는 대단히 다양한, 개중엔 기존 가요에서 낯선 장르의 곡들에서조차도 이효리는 '정확한 보컬'을 해냅니다. 해당 스타일의 악곡에서는 꼭 짚어줘야할 가창 포인트와 방식을, 열심히 시험공부를 해낸 학생처럼 빈틈없이 자기 것으로 소화해서 해냅니다. 때론 어떤 실력파 보컬리스트들도 좀처럼 못해내는 생경한 디테일까지 제대로 챙깁니다. 그녀가 얼마나 밤새워 열심히 공부를 했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자세는 젊은 차세대 케이팝 여성 보컬리스트들이 꼭 배우길 바랍니다.

*음반 트랙의 구성도 매력적입니다. I'm Back의 인트로부터 Chitty Chitty Bang Bang까지 이어지는 제1주제부에서 그녀가 이번 음반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했던 일렉트로닉 레트로적 감성을 제시합니다. 그후 이 주제부는 보다 어쿠스틱한 질감으로 변주되면서 Bring It Back과 Highlight에서 더욱 강렬하고 인상적인 절정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 변주부분에서 여성랩퍼들을 기용해 남성적 보컬을 선보이고, 남성 랩퍼들과 함께 할 때에는 여성적 보컬을 선보이면서 남성성과 여성성이 교차적으로 어우러지는 멋진 걸즈힙합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화려하고 파워풀한 주제부들이 끝나고 '그네'에서 무대에서 퇴장하는 여배우처럼 퇴락한 뉘앙스로 분위기의 전환을 꾀하는 것도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후반부에서는 기존 가요에서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이 차례 차례 등장합니다. 이 곡들은 빠르게, 혹은 느리게 그 리듬을 달리하면서 음반의 흐름을 한결 동적으로 만들어냅니다. 특히 느린 곡들에서 보여준 월드팝적 접근방식은, 최근 다소 고착된 흐름을 보이는 케이팝씬에 그녀가 제시하는 상당히 신선한 접근법입니다. 마지막에 가서 팬서비스처럼, 그녀가 선보이는 재기발랄한 Get 2 Know와 Memory는 음반 전체의 흐름과는 다소 다르지만, 또 그렇기 때문에 재미난 보너스트랙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한장의 음반을 듣고나면 말입니다. '아, 이것이 이효리라는 뮤지션이 지금 우리에게 보여주는 자신의 세계구나'하는 느낌이 분명하게 옵니다. 이러한 느낌을 안겨주기 위해서 그녀는 정말 많은 노력을 했을 겁니다. 이건 한 뮤지션이 일년 365일 밤낮으로 음반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고, 숱한 파트너들과 호흡을 조율하고, 숱한 취사선택을 하고, 숱한 디테일 고민을 하고, 숱한 세부 보정을 거쳐야 가능했을 성취입니다.  

*그녀 자신의 개성을 더 많이 드러냈기 때문에, 이 음반은 '귀에 쏙쏙 들어오는 즐거운 트랙으로 가득찼던' 전작보다는 오히려 듣는 이를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아파트보다 주택이 불편한 것처럼 말입니다. 그녀 스스로도 언급하듯이, 잘 먹힐 음악 이전에, '하고 싶은 음악'을 했기 때문에, 그래서 스케일이 커졌고 폭이 넓어졌기 때문에 아주 가끔씩 틈이 벌어진 부분도 있습니다. 그녀의 보컬은 착실하기 그지없지만, 때로 힘이 모자라는 부분도 귀에 들어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음반은 너무나 매력적인 한 뮤지션의 세계가 성공적으로 구현된 음반입니다.

*대단한 성취에요. 이미지만으로도 한국 최고의 연예인인 그녀가 '이효리니까 괜찮겠지'가 아니라, '이효리니까 해내야만 해'라는 자세와 근성으로 만들어낸 음반인 겁니다. 전 앞으로 이 가수가 펼쳐나갈 - 단순히 한 곡이나 하나의 무대가 아닌 - 음악세계가 그 누구보다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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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엣곡 How Did We Get에서 우리는, YG가 아직까지도 꺼내 보여주지 못했던 대성의 '그 목소리'를 만나게 됩니다. 자신의 숨겨진 가능성을 장대하게 드러내는 목소리 말이에요. YG. 분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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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명이님의 댓글  2010.04.28    
How Did We Get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애절한 로맨스 소설한편의 감동이 이 노래속에 있네요
삶과 인간관계에 지친 연상녀와 그녀를 향한 간절한 마음을 가진 소년이 청년으로 자라나 그녀의 미래가 되고자 하는 열정.. 가사가 멋진것인가요? 그 캐릭터를 목소리 속에 담아 내는 그들이 멋진것인가요? 이 한곡으로 그녀의 앨범을 구입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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