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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렌 투쌩 & The Bright Mississippi 밴드 in 빌리지뱅가드
2009-11-23 , Monday

뉴욕에는 아주 유명하고 유서깊은 재즈 클럽이 두개 있습니다. 하나는 블루노트이고, 또 하나는 빌리지뱅가드입니다. 재즈에 관심이 있든 없든, '뉴욕의 재즈클럽'이란 건 누구에게든 멋지게 들리는, 한번쯤은 가서 그 분위기에 젖고 싶은 '문화적 동경의 대상'이 되는 장소입니다. 그러니까 재즈를 모르면서도, 우리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재즈 에세이를 재미있게 읽곤 합니다. 하루키도 본의아니게 재즈가 가진 그 힘을 작품에 활용하는지도 모르겠군요.

아쉽게도 뉴욕은 멀고 환율은 높습니다. 그러니 직접 가서 앉아있긴 힘들지만 블루노트나 빌리지뱅가드나 모두 라이브 실황 음반이 자주 나오는 터라 '소리'만이라면 얼마든지 안방에서 즐길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그보다 더 편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웹 스트리밍버전의 빌리지 뱅가드 라이브 실황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짧지 않습니다. 무려 1시간 30분 분량의 풀버전 실황입니다. 음질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 밑의 스트리밍을 재생하시면 바로 실황이 나옵니다. 일단 플레이시켜보시지요 (요즘엔 본의아니게 세일즈 모드로 자주 쓰게 되네요).




명색이 빌리지뱅가드니 일단 기본 수준은 되는 연주자들의 연주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습니다만 이 실황은 즐겁게도 '기본 수준은 되는' 수준이 아닙니다.

이 라이브 실황의 주인공은 알렌 투쌩이라는 원로 뮤지션인데, 블루스와 R&B계열의 음악을 해온 피아니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재즈음반은 한번도 낸적이 없는데 올해 갑자기 재즈 음반 The Bright Mississippi을 낸 것입니다. 여기에 다양한 연령대의 미국 재즈계 일급 세션들이 참여합니다. 실력파 뮤지션 조 헨리가 프로듀서를 맡습니다. 그렇게 해서 낸 음반은, 내자마자 엄청난 평가를 받습니다. '올해 최고의 재즈 앨범'이라는 평이 여기 저기 보입니다. 그러다가 급기야 LA타임즈는 '2010 그래미 올해의 음반 후보가 될 것 같은 음반 리스트'에 이 음반을 넣습니다. 정식으로 노미네이트된 것이 아니고. '그럴 것 같은 음반'에 거론된 것이지만, 이 음반은 재즈 연주 음반입니다. 그런 리스트에 거론된다는 자체가 놀라운 일이죠.

바로 그 음반의 실황이 바로 이 위의 콘서트 라이브입니다.

처음에 별 생각없이 이 실황을 듣다가 놀랐던 것은 - 이 음악에서 뿜어져나오는 온기였습니다.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 같은 열기는 아니지만, 아늑한 실내 한켠에 건실한 벽난로가 기분좋게 타고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현대 재즈에서는 늘 차가운 느낌만을 받아왔던터라 신기했습니다. '이런 느낌이 2000년대에도 가능한 거였나?'라고 생각하며 1시간 반을 앉은 자리에서 내쳐 감상해버렸네요.

이 현대에 보기드문 '온기있는 재즈'의 비밀은 어쩌면 이 실황의 테마이자 앨범 타이틀인 'The Bright Mississippi' 안에 축약되어있는지도 모릅니다. 알렌 투산은 현재 나이 71살입니다. 38년생이죠(생각해보면 이 자체도 대단한 일입니다). 그리고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즈 출신입니다. 재즈 초기 시절에 타올랐던 그 불씨의 한자락이 그의 내면에 있었겠지요.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것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고 고이 숨겨두었다가, 마치 타임캡슐을 열듯 2009년에 뚜껑을 열었나 봅니다.

그렇다해도 이 음악은 '과거'의 것은 아닙니다. 한결 편안하고 느긋합니다. 몇년전 태풍 카트리나 때문에 큰 고통을 겪는 뉴올리언즈의 모습은 힘겨워보였습니다만 어쨌든 지금 미국 대통령은 흑인입니다. 'The Bright Mississippi'는 좀 더 밝아도 되는 겁니다. 이렇듯 '따뜻함'과 '원형성'을 동시에 견지해내면서 알렌 투쌩은 젊은 뮤지션들과 함께, 절제되고 차분하고 할말만 하는 멋진 재즈 음악을 들려줍니다. 그 가운데에서 연주자들의 기술적 테크닉은 순간 순간 번뜩이며 듣는 이를 사로잡습니다.
  
"재즈는 왠지 듣기가 쉽지 않아"라는 분들을 위해, 몇 부분을 발췌해서 권해드립니다.

12분 50초 St. James Infirmary
이 실황의 대부분은 연주입니다만, 두세곡은 보컬이 들어갑니다. 이 곡 역시 후반부로 들어가면 프로듀서를 맡은 조 헨리의 보컬이 나옵니다. 그의 보컬 또한, 좀 취향을 탈테지만, 그래도 한결 듣기 편하실 겁니다. 12분 50초부터 연주를 감상하시다보면 15분 30초 무렵에 보컬이 나옵니다. 되도록이면 앞의 연주부터 들으시길. 팝적인 멜로디가 있는 연주라, 듣기에 크게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24분 40초 Blue Drag
완곡으로 권해드릴 곡은, 24분 40초경에 나오는 Blue Drag입니다. 이 곡은 피아노도 좋지만, 마크 리벗의 기타 연주가 대단히 좋습니다. 멜로디나 전개방식이 상당히 깔끔하니까 듣기에 편하실 겁니다. 이 다음곡인 Dear Old Southland에 나오는 크리스챤 스콧의 트럼펫 역시 정말 놓치지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만 앞서도 말했듯 사실 전체 연주가 다 좋습니다. (그렇긴 해도 역시 사족을 좀 붙이고 가야할듯 합니다. Dear Old Southland부터 이어지는 세곡은, 듀엣 3연작입니다. 알렌 투산과 밴드 멤버 한명 한명의 듀엣 연주로 크리스챤 스콧 - 댄 바이런 - 마크 리벗의 순서입니다. 이 공연 실황의 백미이고 보다 더 본론에 가까운 부분입니다. 참조하시길.)

53분 40초 멤버 소개 및 즉흥 연주
마지막으로, '그래도 재즈는 역시 질색이라니까!'라며 최후까지 버티신 분들을 위해서 정말로 재미난, 비장의(?) 히든 카드를 소개하겠습니다. 바로 54분 경부터 나오는 멤버 소개와 즉흥 연주입니다. 주인공 알렌 투쌩이 프로듀서 조 헨리를 다시 무대로 부르고 그가 멤버 소개를 합니다.

처음엔 베이시스트 데이빗 필치. 그 다음엔 드러머 제이 벨러로즈, 다음엔 기타리스트 마크 리벗, 내일이 그의 생일이라고 말하죠. 그 다음엔 83년생인 트럼핏 연주자 크리스챤 스캇을 소개합니다. 그의 어머니 나이 얘기를 하는 까닭은 그가 젊어서일까요. 그 다음엔 테너색스폰과 클라리넷을 맡은 댄 바이런. 마지막으로 알렌 투산을 소개합니다.

이렇게 하는 데 대략 5분여가 걸리네요. 그런데 이 멤버 소개 내내 나오는 연주와, 멤버들의 솔로 즉흥 연주는 정말 근사합니다. 특히 솔로 연주를 맡은 멤버에게 조응해주기 위해, 톤을 낮추거나 스타일을 순간적으로 바꾸거나 리드믹하게 들어왔다가 빠지는, 알렌 투쌩의 피아노 연주를 들어보세요. 이 분, 정말 피아노 잘 칩니다.

* 팝 컨텐츠의 보고 - 미국 공영 라디오 사이트*

원래 소개하려던 것은, 실황 자체가 아니라 이 콘서트 실황이 올라와있는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사이트(NPR:Nation Public Radio, http://www.npr.org )입니다. 그런데 이 오디오 클립을 발견하는 통에, 그 이야기가 뒷전으로 밀리게 되었네요. 거기다 언급하려고 했던 실황은 다른 락그룹이었는데, 그 또한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착실한 저널리즘의 표본으로 이름높은 이 사이트의 음악(music) 카테고리는 락,팝,포크,재즈,블루스,클래식, 월드음악, 힙합에 이르는 장르 음악들에 관한 소식들을 정리하고 보여주는 대단히 훌륭한 정보의 데이터베이스입니다. 가장 인상적이면서 유용한 점은, 풍부한 콘서트&스튜디오 실황 음원들과 샘플 음악들입니다. 장르를 막론하고, 빼어난 음악성을 보여주는 아티스트들의 콘서트 실황이 특히 많이 소개됩니다.

그 목록만 대충 훑어보아도 이렇듯 최신의 질좋은 공연을 이렇게 좋은 레코딩으로, 아무런 접근 제한없이, 그것도 전체 실황으로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습니다. 게다가 제가 보아왔던 컨텐츠 사이트들 중에서 거의 최고가 아닌가 싶으리만큼 섬세하게 구성이 디자인된 사이트입니다. 음원 자료도 풍부하지만, 각 분야 뮤지션들에 대한 기사, 특집, 리뷰 또한 한가득입니다. 내용을 보면, 담당 에디터들이 열정과 사명감이 넘치는 음악전문가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이 대중음악의 중심지로 굳건히 서는 데에는, 단순히 시장 규모 뿐 아니라, 이러한 저변의 노력이 뒷받침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팝, 재즈, 클래식 음악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쯤 방문해보시길.


[불펌 금지/피파니아닷컴 piffania.com]



* 이 실황의 링크는 열려있지만, 음원의 저작권은 NPR과 해당 아티스트의 것으로 다른 식의 사용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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