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니아, M is M
   
   
 

       Pepper's Note

       Mook

       Piffania v 1.0

      Calendar


피파니아 ver 1.0
2005-2010


전체  공지(0)  현장노트(140)  공연리포트(52)  음악감상실(64)  잡담(90)  p-choice(17)  미공개(0) 

표절 논쟁이 마녀사냥이 되지 않으려면...
2009-09-28 , Monday

*요즘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에 표절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네요. 몇년전 이효리의 작품이 그러했듯 지드래곤의 신작으로 인해 촉발된 논쟁입니다. 표절 논란 자체는 음악이 존재한 이후부터 언제나 있었던 논쟁입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는 음악가의 권리를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개별 아티스트들에게 오리지낼러티에 대한 자기 성찰을 하도록 유도하는 역할도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에서 번져가는 표절 논란의 양상은 상당히 위험해보입니다. 표절 논란이 자칫하면 빠질 수 있는 함정에 한 발이 빠져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공격적입니다. 격문들이 나돌아다닙니다. 조금만 전후 문맥을 따져보면 그럴 이유가 전혀 없는데 말입니다.

* 그 와중에 대단히 크고 심각한 오해가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인식이 자칫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면, 큰일납니다. 그야말로 마녀사냥이 시작될 소지가 있는 겁니다. 표절논란이 그러한 마녀사냥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 모두는 노력해야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몇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팝음악의 역사는 '모방'의 역사입니다

* 우리가 통상적으로 '팝'이라고 부르는 음악은, 20세기 초 미국에서 태동한 아주 특이한 음악형태입니다. 이 팝음악의 본질 혹은 원형은, 흑인음악입니다. 현대 음악의 어머니와 아버지격인 재즈와 블루스가 모두 바로 그 흑인음악의 산물입니다. 그 이후의 숱한 장르와 서브장르는 절대 다수가 이 음악들로부터 탄생했습니다. 신이 내려주신 음악적 힘을 가진 흑인들과 다양한 취향의 교차점이었던 미국 사회가 만들어낸 20세기 최고의 히트상품이 '팝'인 셈입니다.

*이 역사를 투쟁적 관점에서 본다면, 팝음악은 일종의 '탈취'이기도 합니다. 60년대 백인 락뮤지션들은 흑인 블루스 뮤지션들로부터 개념과 철학, 스킬과 테크닉을 몽땅 가져왔습니다. 곡 자체도 엄청나게 가져왔습니다.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60,70년대 명곡들 중에서 엄청난 수가 그렇습니다. 저작권자 표기를 하지 않고,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레드제플린의 예가 유명합니다. 엄연히 원작자가 있는 상황임에도 그렇게 했습니다. 후에 재판이 벌어지고 레드제플린은 합의금을 지불합니다. 그런데 그 경우는, 통으로 가져온 경우이고, 그 이외에도 수많은 뮤지션들이 숱한 연주와 보컬 기법, 멜로디와 리프를 초기 블루스에서 가져옵니다. 깐깐하게 보면, 다 '표절'입니다. 해당 흑인 뮤지션들에게 값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일은 절대적으로 없었습니다. 그리곤 다들 이렇게 넘어갔습니다. '장르적 기법'이라고 말입니다. 누구 맘대로? 그 백인 뮤지션들과 대형 음반회사들 맘대로죠. 이런 식으로는 좀처럼 기술되지 않는 것은, 현대의 음악 역사를 바로 그 백인 뮤지션들과 대형 음반사, 미디어들이 써내려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투쟁적으로 보지말고, 평화적으로 보자면 - 학습과 계승, 전파와 다양화의 과정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레드제플린, 비틀즈, 엘비스 프레슬리, 에릭 클랩튼 등 수많은 뮤지션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음악적 뿌리가 블루스임을 고백했습니다. '훔쳐왔다'라는 표현도 솔직하게 했습니다. 흑인 뮤지션들의 공연장에서 넋을 빼고 있었던 청년들이 흑인음악을 배우고, 습득해내면서 탄생한 것이 바로 락음악입니다. 이들은 흑인음악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겁니다. 그에 대한 존경의 념 또한 적지 않게 표현했습니다. 충분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혹자들은 이 백인 뮤지션들의 '표절'은 '발전'이었기 때문에 납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가령 레드제플린의 경우도 '엄청난 음악'으로 승화시켜냈기 때문에 이해하고 넘어가야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전 레드제플린의 꽤 열렬한 팬이지만 그걸 발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레드제플린의 음악도 좋지만, 원가창자들이 만들어낸 음악이 가진 힘, 그 연주력과 보컬력은 가공할 정도입니다. 그건 후대의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그야말로 '신의 입김이 닿은 소리들'이지요. 최근 들어 초창기 블루스와 소울 음악은 다시금 재조명받고 각광받고 있습니다. 그것이 가장 훌륭했던 형태이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원형적 힘으로의 회귀현상은 아마 팝음악이 존재하는 한,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일어날 것입니다.

*그러니까 팝은 어떤 의미에서는, '모방'의 역사입니다. 제3세대적 모방도 일어납니다. 라디오헤드의 음악이 핑크플로이드의 음악을 미러링하고, 오아시스의 음악은 비틀즈의 음악을 노골적으로 미러링합니다. 이런 표현이 라디오헤드나 오아시스의 음악을 폄하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팝음악의 역사 자체가 그렇습니다. 만약 그러한 미러링을 나쁜 것이라 말하고, 표절이라 말하고, 도작이라 말하려면, 우선 미국 전체가 아프리카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해야하는 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몇년전, 비의 미국 입성 무대를 보면서, 미국 언론들이 '마이클 잭슨과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스타일을 따라한다'라고 표현할때, 우리가 그 표현에 위축될 필요란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비를 폄하하는 표현이라기보다는, 은근한 자부심의 표현이라는 쪽이 알맞습니다. 미국의 현대 팝음악을 아시아권에서 미러링하는 제4세대적인 음악이 태동하고 있다라는 시대의식의 표현이었던 셈입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아시아 각국의 뮤지션들이 신생 케이팝 음악을 선망하고, 때로는 따라할 때, 우리가 그들을 내려다보거나 폄하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물론 특정곡을 통째로 가져가 무단으로 사용할 때 해당 음악회사가 저작권 침해와 관련한 법적 대응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건 그 회사의 고유권한입니다. 하지만 모방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해당 음악권을 우리나라가 얕잡아보는 것은 안될 말입니다. 그보다는 아시아권에서 자기 지위를 확립한 케이팝의 힘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더 당연하고도 바람직한 자세입니다. 그리고 케이팝을 사랑하는 그들의 음악계에 더 많은 관심과 이해를 보여주는 것도, 대단히 똑똑한 자세일 것입니다.


음악 감상은 언제나 즐겁고 자유롭게

*어떤 가수가 표절을 통해 다른 가수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면, 일차적으로 이를 지적하고, 상대가 인정하지 않을 때에는 이차적으로 고소하면 됩니다. 여기서 케이스는 두가지로 나눠집니다.

*통으로 곡을 가져간 경우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훔친 거죠. 하지만 인터넷이 전세계를 잇는 지금, 그런 경우는 생기기도 힘들고 생긴다 해도 금방 지적됩니다. 어지간한 가수들은 바로 이를 인정하고 저작권료를 지불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기획자들이 대중들이 잘 모르는 점을 악용해, 통째로 외국곡을 베껴쓰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만 요즘엔 그런 경우는 좀처럼 없습니다.

*일정 부분, 그것도 아주 짧은 부분을 가져간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문제가 상당히 모호해집니다. '짧으니까 봐줘야 한다'는 식의 생각 때문이 아닙니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팝음악의 기본적 특성 때문입니다. 이것은, '누가' 가져갔느냐에 따라, 또 '어떤 시장'이 가져갔느냐에 따라, 또 '어떤 식'으로 가져갔느냐에 따라 그 대응방식과 전개양상에 엄청나게 차이가 납니다. 그걸 무조건, '훔쳐간 놈'식으로 바라보면 안됩니다.

*'상당한 양의 이익'이 걸려있으면, 소송이 벌어집니다. 누가 맞고 그른지는 정말 판단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서구권에는 저작권 침해와 관련한 전문 음악컨설턴트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복잡하고 어지러운 소송의 추이를 보면서, 팬들은 마음 졸여야 할까요. 내가 '도둑의 노래'를 즐겨왔던가 하고 자괴감에 빠져야 할까요. 아니죠. 아닙니다. 그럴 수는 있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다시 한번 말하지만 위에서도 얘기한바대로, 팝음악 자체가 '모방'이라는 작법을 태생으로 하고 있는 이상, '부분적 차용'이 야기한 문제에 대해서 의무적으로 원죄의식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통으로 가져온 곡들'도 명곡이라고 추앙받고 큰 사랑을 받습니다. 알고도 좋아하고 모르고도 좋아합니다. 소송은 소송이고 음악은 음악입니다. 최소한 외국 뮤지션들이나 대중들은 별로 신경 안 씁니다. 심지어는 미국에는 '음악 저작권 프리'를 주장하는 운동단체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 대중들이 반성문 쓰고, 죄책감 느끼고, 자수하고, 고발하고. 벌받을 준비하고 기다려야 합니까.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 간혹 논쟁의 와중에, '우리가 이렇게 하는 걸 보면 외국인들이 얼마나 비웃겠냐'라는 이야기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안 비웃습니다. 최소한 팝음악의 역사를 잘 아는 사람들은 절대로 안 비웃습니다. 그것을 비웃을 여력이 있으면, 표절 시비에 휘말린 콜드플레이의 곡에 그래미상을 준 심사위원단부터 비웃어야할겁니다. 하지만 그 심사위원들을 아무도 비웃지 않습니다. 콜드플레이도 자기네들 하고 싶은 말 다 합니다. 2007년에 데모음원을 무단으로 사용해서 소송에 걸린 팀버랜드도 '이건 도둑질이 아니라 샘플링이고, 요즘엔 모두가 모두를 샘플링한다("everybody samples from everybody every day")'라고 태연하게 방송에서 얘기합니다. 그리곤 그에게 소송을 건 핀란드의 뮤지션을 바보(idiot)라고 욕합니다. 팀버랜드가 우리나라 뮤지션이었다면 그 자리에서 우리나라 네티즌들에게 돌로 쳐맞았겠지만, 그는 잘 살아있고 잘 활동하고 그 발언에 대해서도 미국 음악계는 그러려니 합니다.


문화 사대주의의 함정은 경계해야

* 지난 8월 21일 소니뮤직의 국내 저작권 대리 회사인 소니ATV뮤직퍼블리싱은 '지드래곤의 곡이 자신들이 저작권을 대리하는 곡과 일정한 유사성이 있다'라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표절 일반'에 관한 의견을 첨부해 보도자료로 배포했습니다. 다음은 소니ATV뮤직퍼블리싱이 각 언론사에 발송한 바로 그 보도자료인 '지드래곤 솔로 앨범 수록곡 표절 논란에 대한 입장' 중 일부입니다.

'...표절 논란이 있는 곡의 작곡자나 제작자들은 흔히 원곡의 일부를 “차용해서 썼다,” “모티브를 가져왔다,” “빌려 썼다,” “트렌드이다,” “참고했다” 라는 등의 주장을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이미지 카피,” “레퍼런스(Reference)” 라는 새로운 용어도 등장했습니다. 힙합이나 일렉트로니카의 장르 특성 등을 거론하며 대중이 무지해서 오해한 것이라는 식의 주장을 펼치기도 합니다. “트렌드” 라든지 “이미지 카피” 라는 표현은 혼란을 유발합니다. 어떠한 표현으로 미화하든지 간에 그 작품은 원곡에 “빚”을 진 것입니다...'

* 전 위의 내용을 보고 적지않게 당혹스러웠습니다. 이것을 본 사람들은 '트렌드 차용'도 '이미지 카피'도 '모티브'나 '레퍼런스'운운 하는 이야기도 결국 표절의 일종이라는 의식을 갖기 십상입니다. 실제로는 모두 음악계에서 분명 인정되고 용인되는 작법이며 음악사가 발전해온 한 축을 이루는 개념들인데 말입니다. 서구권 뮤지션들이 엄연히 팝 역사 초기부터 해온 일들을 월드팝씬에 이제 합류한 이 신생 시장의 뮤지션들에게는, 입도 뻥끗 하지말고 꿈도 꾸지 말라고 윽박지르다니요. 자칫 잘못하면 저런 이야기를 하는 모든 뮤지션들에게 표절의 혐의를 씌우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 발표문 이후 그러한 '몰이'의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 그런데 근본적으로 제가 묻고 싶은 것은 좀 다른 문제입니다. 왜 우리가 외국 음악기업 혹은 그 저작권 대리자의 입장을 이토록 전면적으로 경청해야 합니까? 우리나라 음악회사들은 업무상 이들의 가이드라인을 한번쯤 살펴봐야겠죠. 하지만 우리 사회 전체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나요? 소니ATV나 소니뮤직은 엄연히 자사의 이익을 추구하는 다국적 기업입니다. 일개 기업이 일국의 대중들에게 훈계를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입니다.

* 발표문에는 또한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듣기에는 외국의 히트곡과 너무 비슷한데 세부 구성을 분석해보면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중략)...표절 의혹이 있어서, 해당곡을 외국의 원저작자에게 보냈을 때 그들이 자주 하는 말 중의 하나가 “참 잘 만들었다” 라는 것입니다. 표절로 안 걸릴 정도로만 “잘”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결국 저작자의 양심 문제가 아니겠느냐?” 라고 합니다...'

*분위기는 비슷한데, 분석해보니 세부 구성이 달라 소송을 제기못할 정도면 표절이 아닌 겁니다. 원작자들이 '표절에 안 걸릴 정도로 잘 만들었다'라고 했으면 표절도 아니고 사안은 종결된 겁니다. 그 다음은 해당 음악권의 대중들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입니다. '비슷한데 소송을 못 거니 아쉽다'라는 저작권 대리자의 칭얼거림까지 우리나라 음악계가 수용하고 받아들여야할 이유는 없습니다.

* 만약 소니ATV를 비롯한 저작권관리업체들이 진정으로 선의를 가지고 있고, 그래서 우리나라 음악계를 위해 저작권 캠페인을 벌이려면, 개별 사안과 엄격히 구분, 그것이 특정 뮤지션에게 해를 끼치지 않게끔 주의해야 합니다. 그것이 최소한의 양식입니다. 그런데 특정 뮤지션에게 으름장을 놓으면서, 동시에 위와 같은 일반론적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다분히 여론몰이를 통해, 자사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 이 논란과 관련해,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 드러난 사대주의적 경향의 또 다른 경우는 해외의 표절 관련 예를 거론할 때입니다. 가령 비틀즈의 멤버 조지 해리슨의 표절 판례는 이효리의 Get ya 논란 당시에도 몇몇 미디어에서 인용되었고 이번에도 거론되더군요.  그런데 인용하는 방식이 정말 신기합니다. 보통 이렇게 소개됩니다 : "조지 해리슨은 결백을 주장했지만 결국 표절 판정이 났고, 이에 승복했다. 그와 같은 세계적인 뮤지션도 표절 판정을 따르고 손해배상을 했으니 우리나라 뮤지션들도 이런 자세를 배워야한다"

* 이런 해석을 볼 때마다 전 어리둥절하기 짝이 없습니다. 아니 배우긴 뭘 배웁니까. 조지 해리슨의 'My Sweet Lord'는 표절 논란이 일었던 쉬폰스의 'He's so fine'과 동일한 노래나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제 얘기가 아니라, 그 사건을 맡았던 판사가, '두 곡은 실질적으로 동일한 곡'이라고 판결했습니다. 전개부 멜로디와 절정부 멜로디로 이루어진 대단히 단순한 곡인데 두 파트의 멜로디가 다 일치합니다. 이걸 표절이 아니라고 강변한 조지 해리슨이 더 이상한 겁니다. 조지 해리슨은 팝음악사에 길이 남을 뮤지션입니다. 하지만 이건 '표절'이에요. 심지어 그는 'He's so fine'을 들은 적도 있다고 합니다. 나중에 표절 판정이 나자, 그는 '무의식적 표절'이기 때문에, 배상액을 낮춰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역시 그가 우리나라 사람이었다면, 우리나라 네티즌들에게 당장 돌로 맞아 쓰러질 주장이죠. 어쨌든 재판에서 졌고, 배상은 이루어졌고, 그런데 2004년 미국의 락잡지 롤링스톤은 조지 해리슨의 My Sweet Lord를 역사상 500대 명곡 중 하나로 당당히 선정합니다. 소송은 소송이고 음악은 음악인 겁니다.



음악팬들의 기를 죽이면 음악이 죽습니다

*지금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지드래곤의 Heartbreaker가 과연 표절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모두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한 저도, YG나 지드래곤에 대해서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바라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오리지낼러티와 관련해서는, 좀 더 엄격하게 접근해줬으면 하는 부분들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표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정도의 모티브를 따오는 일은, 팝계 내부에서 날이면 날마다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 글은 그 얘기를 하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닙니다. 그건 어쩌면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표절과 관련한 담화를 전개하는 방식입니다.

*다양한 의견은 가능합니다. 지금 지드래곤이나 YG를 비난하는 모든 사람들이, '애정없는 비판'을 하는 건 아닐 겁니다. '정말 외국인들에게도 자랑하고 싶은 우리 뮤지션'이었는데, 타이틀곡 서두부터 유명 팝송과 유사한 인트로를 채용하니, 즉자적으로 실망한 음악팬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 요구와 바램 또한 분명 대중의 의견입니다. 동시에 그런 논란 속에서도 지드래곤의 음반을 구입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행동 또한 대중들의 의사표시입니다. 이런 다양한 의견이 스스럼없이 교환되면 건강한 겁니다.

* 문제는 이 논란이 인터넷에서 전개될 때 나타나는 폭력적 양상입니다.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여론 재판에 들어가고 가장 목소리 큰 사람들이 무조건 결론을 내립니다. 우리나라 대중들이 가진 '유교적 심성'의 약점을 이용해서, 표절을 공격하는 주장은 마치 절대적 도덕적 우위가 있는 것처럼 득세합니다. 악플러들이 논쟁에 가세해 기름을 붓기 시작합니다. 반론은 죄다 '눈먼 팬심'으로 취급받습니다. 그 와중에, 꽤 점잖던 커뮤너티들에서마저도 팬들과 가수에 대한 갖은 인신공격과 모욕이 난무합니다. 이런 논쟁의 분위기가 고착화되면 상당히 위험합니다. 여기서 더 나가면 어떤 가수든, 작은 실수에도 인신공격당하고 모욕당할 잠재적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지금도 이미 심각한 상태입니다.

* 그런 의미에서 케이팝팬들께 각별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각 가수의 팬들끼리 의견이 충돌하는 일도 많고 대립각을 세우는 일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어떤 논쟁이라도 가수의 인신공격으로 귀결되거나, 팬들을 벌세우는 과도한 공격 양상을 띠면, 가요팬들이 나서서 선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잘못한 놈들은 다 죽여버리자'라고 설치는 것도 모자라 허위 정보들까지 고안해내 교묘하게 유포시키는 '악플러'들이 가요과 관련한 논쟁에서 주도권을 쥐고, 득세하는 일은 막아야합니다. 뮤지션들을 시장에서 추방시키는 것은 결코 우리의 진정한 뜻이 아니라는 사실을 지난 두어달간 우리 모두는 여러 계기로 말미암아 뼈저리게 깨닫지 않았습니까.

[피파니아닷컴 piffania.com]








* 위에서 팝의 역사에 관해 기술한 부분은, 사실 꽤 많은 각주가 달려야 정확해집니다. 가령 '팝'의 정의만 해도, 대략 세가지 쯤으로 분류됩니다. 위에서 쓴 팝의 정의는 중간적 정의입니다. 즉, 영미권을 중심으로 발생한 현대대중음악의 총칭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팝(pop)은 '락'과 대비되는 개별 장르의 이름으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그보다 넓은 범위의 개념으로 사용했습니다.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무단전재 금지/피파니아닷컴 piffania.com -
본 사이트의 글은 외부로 퍼가실 수 없습니다
단, '펌허용'이라고 표기된 글은 - 변형없이, 출처를 정확히 밝히시면 - 퍼가셔도 됩니다



Beyond님의 댓글  2009.10.07    
공감합니다 언제나처럼 꼭 하고싶었던 말만 써주셨네요 지드래곤 케이스도 그랬지만, 대학가요제가 끝나자마자 군계무학을 표절이라고 몰아세울때는 저도 당황스럽더군요 무조건 비난하고 인신공격을 하기보다는 조금 유연해졌으면 좋겠어요



k님의 댓글  2009.10.07    
공감합니다. 제가 하고싶은 말들을 써주셨네요.



나노님의 댓글  2009.10.08    
문화사대주의.....정말 공감 합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TH님의 댓글  2009.10.08    
GD의 표절 시비는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그의 앨범 첫번째 트랙인 '소년이여'에서도 나타나 있고 여러 인터뷰 매체를 통해서도 밝혔듯이 이 앨범은 생애 첫번째 솔로 앨범이고, 또 10년 전부터 준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가 오랜 시간 신경 쓴 앨범이었는데 결국 음악이 아닌 표절 시비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으니 그 심정이 어떠할지 다른 것을 떠나 사람 대 사람으로써 그가 매우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처음 표절 시비가 불거졌을 때는 인터넷 사이트 정말 어딜가나 이 이야기 밖에 없더군요. 이게 지드래곤이 지금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겠죠.



딱정벌레님의 댓글  2009.10.08    
좋은글 잘 읽었어요^_^ 표절논란을 지켜보면서 의아하고 답답하게 느꼈던 점을 풀이해주셔서 공감한 동시에 깨달은 점도 많습니다.
여러 의견이 갈리며 일어나는 건강한 논쟁이라면 필요한 것일테지만, 최근의 추세는 분명 비이성적이고 과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양한 시각에서 숙고해보지 않은채 비판도 아닌 일방적인 비난에 힘쓰는 분들은 살아움직이는 음악이 아니라 딱딱 줄맞추고 각맞춰진 공산품을 원하시는가 봅니다. 엄연한 의미에서 오리지널은 없다고 볼 수도 있을텐데요. 음악뿐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것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발전하는게 이치이니까요.
위의 자작나무님 댓글에도 공감이 가네요. 올해의 많은 상처들이 더 성숙한 사회를 위한 밑거름이 된다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본문 중 <'악플러'들이 가요과 관련한 논쟁에서 주도권을 쥐고, 득세하는 일은 막아야합니다.>라는 문장이 있는데, 정말이지 몇번이고 고개를 끄덕이고 싶은 부분입니다. 목소리 큰 일부 악플러들의 여론몰이에 휘청이는 우리 사회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갑갑합니다. 이제는 그저 손놓고 내버려둔다고 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은이님의 댓글  2009.10.08    
공감합니다. 이런글이 기사화되어야하는데..



sol태양영배님의 댓글  2009.10.08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지만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본다는 건 참 좋은것 같아요. 글 내용도 생각할 거리가 많고. 하나 추가하자면 짧은 지식으로 힙합의 유래란게 결국은 있는 음악을 턴테이블에서 조합하면서 나온거라고 알고 있는데 그렇게 치자면 결국 샘플링이고...레퍼런스가 아닐까요. 뭐 이익이 걸리고 돈을 번다면 당연히 무단으로 사용하는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만...누군가 이 부분을 명쾌하게 이야기 해줬음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이 사태로 상처도 많이 받고 안타까움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오는 이 사태에 대한 보석같은 글들 때문에 음악을 보는 시각은 많이 넓어졌다고 생각해요. 사실 아직도 새로운 음악이 나오면 국내든 팝이든 가리지 않고 어디서 들어봤다는데 주목하게 되지만 차차 나아지겠죠. 이번일이 K-POP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역사에 기록되었으면 원이 없겠네요. 긴 글. 쓰기 어려운 글. 쓰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tir님의 댓글  2009.10.09    
이미 어느정도는 비상식적인 몰아세우기인 것 같아요. 지드래곤 같은 경우는 단순한 표절논쟁만으로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노래와 가수에 대한 취향차이와 견해차이를 넘어서 그냥 그가 싫은거죠.. 싫어서 욕하는 겁니다. 음악을 모욕해가면서 말이죠. 거기에 저작권에 대한 생각이나 음악을 존중하는 마음은 없어요.
지드래곤의 곡들을 표절이라고 마음껏 욕하는 환경이 주어진 덕분에, 요새 나오는 곡들이란 곡들은 모두 표절이라고 하네요. 보고있자면 씁쓸해요.



person님의 댓글  2009.10.10    
지드래곤에 있어서 만큼은 공감을 못 하겠는 게, 이번 표절시비가 처음이 아니라 거짓말 때 부터 꾸준히 제기 돼 왔던 게 빅뱅, 지드래곤의 표절 시비라 그다지 뭐. 참, 좋아했는데 이런 식으로 계속 표절 시비가 붙으니 실망을 하게 되는 듯.



나노님의 댓글  2009.10.10    
네. 말그대로 표절시비 입니다. 표절로 판명 된 곡은 한 곡도 없구요.
유독 그가 표절시비가 많은 이유는 그냥 지드래곤이기 때문입니다. 어리니까, 만만하니까, 아이돌이니까, 자꾸 눈에 띄니까, 시비를 거는겁니다. 만약 이 곡들이 다른 작곡가나 가수의 곡이었다면 애초에 불거지지도 않았을 논란이었겠지요.



랄랄라님의 댓글  2009.10.10    
지드래곤 논란이 유난히 큰것은 그가 대중의 기대치를 충족을 시키지 못해서 인것같다는 생각이 종종듭니다.
지드래곤 표절시비가 빈번해서 그런거다 라는 의견도 있지만 비슷한 예로 다비치도 무지하게 빈번하게 표절논란이 있었죠
물론 다비치의 경우는 직접만든것이 아니라 받은곡이긴하지만 어쨌거나 다비치의 노래에 태클을 걸수 없던 어떤것 폭발적인 가창력과 같은 소위 가수의 '실력'이라 일컬어지는 면에서 기대치를 충족시켰기때문에 표절과 같은 문제에 있어 개의치 않고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그러려니' 하고 놔두는거 같은 기분도 듭니다.
뭐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sol태양영배님의 댓글  2009.10.11    
거짓말은 좀 언급하지 말아주셨음 하네요...그걸 표절이라고 듣는 귀 자체가 짜증날 정도니깐...원작자가 아니라고 했단 말은 어차피 요즘같은 분위기에는 증거조차 안되겠지만...제 귀에는 자꾸 언급하는 사람들에게 짜증난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정도로 두 곡은 다른곡으로 들립니다. 험한 표현써서 죄송하네요.



피파니아님의 댓글  2009.10.11    
sol태양영배님/ 어떤 종류의 '지시'나 '훈계'도 저희 사이트에서는 금지입니다. 불필요한 감정적 언급은 이 주제와 관련해서는 자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른 독자분들께도 부탁드립니다. 어떤 의견이든, 모두가 각자의 의견을 쓰시면 됩니다. 반대 의견이 있다면 그것을 적어주시면 됩니다. 여기서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는 것이 정상이고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나와 다른 의견에 '짜증'이 나신다면, 그것은 여기서 해결되는 일이 아닙니다. '짜증'이란 단어를 예로 들었지만 'sol태양영배'님을 지칭해서 말한 것은 아닙니다.

이 주제와 관련해서, '지적'사례가 너무 많아진 관계로, 앞으로는 통보없이 부적절한 댓글은 삭제합니다. 이와 관련한 문의에는 일체 응답치 않습니다. 저희 내부 '시간'상의 문제로 그렇게 하는 것이니 너그러운 이해와 협조 부탁드립니다.



tir님의 댓글  2009.10.11    
제 댓글에 살을 좀 더 붙이고 싶네요. 저는 지드래곤의 몇 곡이 표절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표절은 이미지의 차용이죠. 제가 팝에서 얻는 것은 뮤지션의 진정성과 개성입니다. 모방이더라도, 새롭고 독특하고 구별될만한 무언가가 마음에 와닿는다면 그 음악은 제게 너무나 좋은 음악이죠. 제 세계관으로 들었을 때, 지드래곤의 음악에서 그 부분을 느끼지 못했어요. 그렇지만 몇 곡이 제게 표절이라고 느껴졌다고 해서 지드래곤의 도덕성이나 양심, 음악성 등을 훼손하는 말은 하고싶지 않아요. 이것은 취향차이고 견해차이니까요. 대다수가 저처럼 생각하던지, 그렇지 않던지간에 그것은 그의 음악에 대한 평가겠죠.
걱정인 것은, 음악에 대한 평가와 지드래곤에 대한 평가가 혼재되는 거예요. 팬도, 안티도 모두 분노하고 그 감정을 적정선 없이 표출하죠. 그리고 지드래곤을 넘어서서 무차별적으로 공격해요. 이제 넷상에서는 최소한 지켜져야 할 무언가도 없이 무분별하게 표절을 무기로 뮤지션들에게 낙인을 찍습니다. 이건 음악을 존중하는 마음도, 자부심도, 음악자신이 아끼는 아티스트에 대한 도움도, 그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음악을 즐기기가 불편해요. 진정되길 바래요.



windy님의 댓글  2009.10.13    
무조건 몰아대는쪽도 또 반대로 옹호하는 쪽의 글을 봐도 답도 없는 문제에 머리만 아파져서 ..솔직히 뭔말인지 이해도 잘 못하겠고..ㅠㅠㅠ그냥 지겨워요.

그래도 다른건 모르겠지만 이런 여론에 대응하는 방식에 회사나 가수에게 문제는 있다고 보여져요. 대부분도 표절이냐 아니냐도 격론이지만 다들 그들의 반응에 이제는 인간적으로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느낌?..일일이 대변하고 다니는 팬들도 지치고 아파하구요. 그렇대요. 대중가수에겐 그점도 문제인것 같아요..



sol태양영배님의 댓글  2009.10.14    
하도 시달리다보니 제가 좀 폭팔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댓글을 지울 필요가 있다면 지울려고 하는데 답글을 달아두셨으니 지우기도 그렇네요.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list 


 2010/04/24
   음악감상실 :: 이효리 H-Logic : 성공적 독립 프로듀서형 케이팝 뮤지션 탄생!  +1
 2010/04/11
   잡담 :: 4월의 음악 잡담 - 비, 이효리, 동방신기, 지드래곤  +4
 2010/04/08
   잡담 :: 수목의 드라마 선택 - 당신은 어디로?  +7
 2010/03/11
   잡담 :: 표절에 관한 몇가지 남은 이야기  +2
 2010/02/16
   잡담 :: 일본 CDTV 2010년 2월 연인하고 싶은 남성아티스트 랭킹 1위 - 영웅재중  +13
 2010/01/25
   공연리포트 :: 1월 14일 KBS 키스더라디오: 양요섭 The Last Time - 슬픔의 적층  +2
 2010/01/11
   음악감상실 :: 1997년작 넥스트 Lazenca - 고맙습니다, 해철씨  +5
 2010/01/03
   공연리포트 :: 2009-12-10 SBS 텐텐클럽 : '비스트'의 Mystery  +3
 2009/12/10
   잡담 :: 음악의 미래에 관한 베를린필의 실험 - 디지털 콘서트홀  +1
 2009/11/30
   잡담 :: 앤틀러스 Epilogue - 신기한 그룹, 신기한 사람들  +2
 2009/11/28
   잡담 :: JYP의 멋진 선택 vs SM의 '후진' 선택  +6
 2009/11/27
   현장노트 :: 시아준수, ‘뮤지컬 모차르트!’ 전격 캐스팅  +20
 2009/11/26
   잡담 :: 앤틀러스 Hospice - 2009년의 레퀴엠  +1
 2009/11/23
   잡담 :: 알렌 투쌩 & The Bright Mississippi 밴드 in 빌리지뱅가드  
 2009/11/18
   잡담 :: 남미에 있는 한 고등학교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소개합니다  +3
 2009/11/06
   현장노트 :: 동방신기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사건 결정문의 의의
- 대한민국 연예인의 정당한 권리를 위하여
  +9
 2009/10/28
   현장노트 ::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사건 동방신기 승소 - 세종 측 발표문  
 2009/09/28
   잡담 :: 표절 논쟁이 마녀사냥이 되지 않으려면...  +16
 2009/09/19
   음악감상실 :: 윤도현 '너라면 좋겠어' - 노래를 잘 부른다는 것  +1
 2009/09/08
   음악감상실 :: 지드래곤 Heartbreaker - 신기한 재능을 가진 22살 청년  +20
list  1 [2][3][4][5][6][7][8][9][10]..[19] next

Copyright 1999-2017 Zeroboard / skin by herais




Copyright ⓒ Piffania.com All rights reserved.
본 사이트는 이메일주소의 무단 수집을 거부합니다
*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