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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0 SBS 텐텐클럽 : '비스트'의 Mystery
2010-01-03 , Sunday

*요즘에는 여러 사정 때문에 가요프로그램을 잘 챙겨보지 못했습니다만 지난 연말 가요 특집 프로그램들만은 아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원래 공중파 세 방송사의 연말 가요 특집은 서로 비슷하게 수렴해 가는 경향이 있었는데, 올해가 차이가 많더군요. 가령, 트롯 가수들이 출연한 건 MBC뿐이었는데 의외였습니다. MBC는 임진각 무대를 계속 고집해서 가수들을 올해에도 얼렸고, 또 원대한 크로스 오버를 꿈꾸며 가요 외 장르 음악을 여럿 올렸는데, 그 의도는 별로 분명하게 전달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몇몇 아름다운 무대 세트들은, MBC에 엄청난 가산점을 줬지요. 전날 진행된 KBS 특집은 열린 음악회보다 더 심심한 무대 세트로 가득해서 보는 이들을 실망시켰으니까요. SBS는 '아이돌'이라는 올해 가요계의 주요 테마에 완전히 몰두한 인상을 주었는데, 지나치게 몰두한 탓인지 '동어반복'의 느낌도 들었습니다. 대신 아기자기한 재미는 꽤 있었습니다.

*두어달  가요 프로그램을 게을리 봤더니 연말 특집 방송에서도 모르는 얼굴이 꽤 섞여 있었습니다. 합동 공연을 하는 와중에, 유독 눈에 띄는 새 얼굴들이 있어, 주변에 물어보니 '비스트'의 멤버들이랍니다. 노래를 찾아들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 노래를 제법 합니다.

*근년 들어 아이돌 그룹들이 정말 많이 등장하는데, 많은 경우, 보컬리스트로서의 준비 정도는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닙니다. 일단 '소리'자체의 힘이 많이 딸립니다. 어느 순간, 우리나라 가요프로그램에서 라이브가 '필수'가 되면서, 댄스그룹의 경우, MR이 상대적으로 많이 두꺼워졌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가요 프로그램 라이브는 사실상 '세미 라이브'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아직 준비가 덜된 가수들 경우엔, 그 두터운 반주와 코러스 위에 자기 소리를 얹는 것조차도 조심스럽다는 사실입니다. 힘도 약하고 안정감도 없습니다(그들 중 상당수는 아마 스튜디오나 녹음실에서는 좋은 소리를 내는 가수일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정상급 케이팝 뮤지션들이 워낙 높은 기준에서 무대 라이브를 완성시켜놓았기 때문에 무대에서 춤을 추는 가수에게도, 좋은 소리를 기대하게 되네요).

* 비스트 멤버들의 소리는 일단 무엇보다도 힘이 있었습니다. 내친 김에 라디오 라이브를 찾아들어보았습니다. 오, 그런데 역시 좋네요. 이렇게 시원스럽게 좋다는 느낌을 받는 건, 꽤 오랜만입니다. 제가 본 것은, 12월 10일 방송된 SBS 라디오 '텐텐클럽'의 Mystery 라이브입니다.

*무엇보다 이 팀에 아주 단단한 리드 보컬리스트가 있군요. 노란 머리의 양요섭입니다. 그의 리드 스타일은 신혜성이 신화에서 하는 역할을 연상시킵니다. 물론 세세한 스타일이나 양상은 다르지만 말입니다. 이 팀에는 빅뱅의 멤버 선발 다큐멘터리에서 최종 탈락자였던 장현승도 있습니다. '저 사람은 어디로 가는 걸까'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봅니다. 그런데 소리가 무척 좋네요. 특히 일관되고 안정된 힘이 돋보입니다. 아직 멤버들 각각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보진 못했는데, 다들 남성적이고 거친 스타일이 강한 가운데, 여성적이고 중성적인 느낌까지 커버하는 양요섭이 대단히 효과적으로 앙상블을 잡아줍니다. 랩퍼의 힘도 좋네요. 신인그룹이 이처럼 나름의 앙상블을 가지고 등장했다는 것은 정말 즐거운 발견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팀은 라디오 라이브가 TV라이브보다 훨씬 낫습니다. 다른 팀처럼 느껴질 정도에요. 텐텐클럽의 라이브와 같은 박력을 TV에서도 보여줄 수 있다면, 당장 화제가 되었을 겁니다. 그런데 TV 방송 무대에서는, 이 팀의 힘을 느끼기가 그렇게 쉽지 않네요. 의상부터 안무에, 편곡이나 라이브 방식까지 철저하게 지금 유행하는 아이돌 그룹 공식을 따르고 있는데, 그게 이 팀에겐 손해인 겁니다. MR의 더께를 한꺼풀 벗기고, 후렴 부분을 멤버들을 부르면 훨씬 생기넘칠텐데, 그러진 않네요. 그래도 Bad Girl보다 Mystery에서 멤버들의 소리를 좀 더 생생하게 들을 수 있으니 다행이랄까요.

* 근본적으로는 '곡'에서도 더 욕심을 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팀이 지금 부르는 곡들도 상당히 재미있고, 트렌디한 매력이 넘칩니다만 멤버들이 가진 보컬의 힘과 에너지를 만끽할 수 있는 곡들은 아닙니다. 이들의 다음 음반 트랙 리스트 어딘가에는, 좀 더 큰 스케일과 힘을 가진, 혹은 정통적 보컬의 힘을 살리는 곡들도 들어가길 바랍니다. 혹은 좀 더 독창성 넘치는 편곡만 해도 좋겠네요. 이게 말처럼 간단하고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정도 규모의 팝적 앙상블을 제대로 담아내고 가공해서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프로덕션은 우리나라에 SM, YG나 JYP 정도입니다. 그외 우리나라의 다른 프로덕션들은 상당수가 '보컬의 힘'을 기계적인 애드립으로만 치환시키는 악순환에 빠져있는 상태이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제 다양한 성취들이 나올 때도 되었습니다. 실제로 올해에는, 수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등장하면서, 위에서 언급한 3사들 외에, 군소프로덕션들이 분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사의 매니저들이 가요계로 퍼져나가면서 이들을 자연스럽게 벤치마킹하는 곳들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운드의 질감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가 점점 좁혀져가면, 우리나라 가요계는 더욱 후끈 달아오르겠지요.

* 비스트는 오랫만에 에너지 넘치는 보컬 앙상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팀입니다. 이미 많은 음악팬들이 '실력파 신인'이라며 이 팀을 주목하고 있네요. 야심찬 성장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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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태양영배님의 댓글  2010.01.10    
저도 괜찮게 보고 있어요. 원래는 장현승군 때문에 눈여겨보게 된 케이스지만. 기대 이상으로 팀이 참 단단하더라구요. 특히 양요섭군 보컬이 참 좋은데. Ordinary People 부른거 보고 좀 놀랐습니다. 혹시 못들어보셨으면 시간날 때 한번 들어보세요..^^



RBT님의 댓글  2010.01.11    
 요즘 관심이 많이 가는 그룹입니다. 작년에 데뷔한 신인들 중에서 가장 잘하는 것 같아요. 정말 오랜만에 눈여겨 보는 팀이 데뷔해서 기쁩니다. ^^



하늘연달님의 댓글  2010.04.30    
저도 요즘 비스트 이분들 급 호감이예요. 실력 쟁쟁한 아이돌, 너무너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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