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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ntlers - Palace : 우리들 마음 속에 짓는 집
2016-07-02 , Saturday



앤틀러스가 정식 레이블을 통해 스튜디오 데뷔 음반을 낸 것이 2009년 8월이고, 그 앨범은 Hospice이다. 나는 그해 미국의 공영 라디오 NPR의 홈페이지 음악란을 - 별로 열심히 서핑한 것도 아니고, 대충 구경하던 중에 이 그룹을 만났다. 그리고 바로 그해 11월 이 그룹의 이야기를 올려두었다.

그해 2009년은, 잔인한 해였다. 지옥의 입구가 열린 양, 참혹하고 잔인한 순간과 경험들이 전시(戰時)의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서치라이트처럼 주위를 돌아다녔다. 하나의 사건 때문만은 아니었다. 여러가지 층위에서, 여러가지 의미에서 그랬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어딘가 어두컴컴한 구석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앉아버린 느낌이 내내 내 몸 어딘가에 달라붙어 있었다. 멀쩡히 잘 돌아다니고 잘 살면서도, 또 하나의 나는 그렇게 골방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누구도 그 '골방 속의 나'를 알아차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뭐, 그런 모습은 숨겨두는 것이, 성숙한 사회인의 자세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누군가가 그 골방의 문을 노크하고, 끼이익하는 소리를 내며 그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맞은편에 앉아 잠시 가만히 있다가, 노래를 시작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그해의 앤틀러스였고, 그해 그들이 Hospice 음반의 타이틀곡으로 부른 Kettering이었다. 그러고보니 앨범명도, 곡명도 '말기 환자를 위한 병원'을 지칭하고 있었다...

이제 세월이 흐르고 흘러, 벌써 7년이 지났다. 이 브룩클린 출신의 인디 밴드는 착실히 음악을 내고, 착실히 성장했다. 숱한 음악전문 미디어들이, '인디락씬에서 가장 영혼을 움직이는 감동을 선사하는 그룹'으로 앞다투어 손꼽는 그룹이 되었다. 스타디움 락커는 아니라지만, 이제 세계 곳곳의 라이브 클럽과 공연장을 모두 순회했고, 세계 곳곳에서 많은 팬들이 그들의 새로운 음악을 손꼽아 기다리는 그룹이 되었다.    

그리고 내 쪽에서도 시간은 흐르고 흘러 - 그때의 기억으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의 데뷔곡은 이제 고통을 연상시키기보다는, '진통제가 서서히 퍼져가는 느낌'을 상기시키는 치유의 작품이 되었다. 

위에 올린 곡은, 최근작인 2014년의 음반 Familars의 첫 트랙 Palace이다. 이 음반은 이전에도 잠시 얘기했지만, '분리된 자아'에 관한 성찰이 주 내용을 이룬다. Palace라는 곡 또한 전반부에는 그러한 메타포들이 제시된다. 그러다가 메인 코러스에 나오는 어느 대목. 그 가사를 들으며, 저도 모르게 "그럽시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이야기를 만약 다른 누군가가 했더라면, "그러세요"하고, 그냥 나 혼자 가던 길을 갔을 것 같은데 ^ ^, 이들이 그러자고 하면,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것은, 역시 그 골방에서 내게 전해오던 온기의 기억 때문일 것이다. 그때의 기억이 고마워서라기보다는, 이들이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듯 해서였다. 그 의미가 전해졌다. 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그럽시다... 저도 모르게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Then when heaven has a line around the corner,
we shouldn’t have to wait around and hope to get in
if we can carpenter a home in our heart right now
and carve a palace from within..."
(The Antlers 'Familiar' 앨범 수록곡 The Palace 가사 中)


"...천국에 들어가려는 줄이 모퉁이를 돌아 길게 뻗어있을 때,
우리가 거기서 기다리며 들어가기를 희망해야할 필요는 없어.
바로 지금 우리가 우리들의 가슴 속에 하나의 집을 지을 수 있다면,
그 속에 우리들의 성을 조각해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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