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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길런: Jesus Christ Superstar - Poor Jerusalem
2015-05-13 , Wednesday

[원작성일:2013년 2월 21일/주석 첨가:2013년 11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중에서, '겟세마네'말고 '또 하나의 중요한 무언가'가 있었는데, 그게 뭐였지 하는 생각을 꽤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어린 시절, 이 작품을 주구장창 감상할 때, 넘버별로 듣질 않았던 터라 말입니다. 그냥 음반을 걸어놓고, 쭉 다 듣곤 했죠. 그래서 곡별 제목을 시원스럽게 몰랐던 겁니다. 그걸 해결하려면, 1971년 오리지널 음반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체크하면서 들으면 되는데 그런 이유 때문에, 이 작품을 다시 감상할 생각은 없었으니까요.

*그냥 생각으로만 '뭐였지...'하고 문득 문득 더듬던 와중에, 드디어 알게 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언 길런의 다른 실황을 보다가 무심결에 찾아냈네요. Poor Jerusalem 입니다.



*이전에도 얘기했지만, 이 작품은 정말 놀라운 사변이죠.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이 작품을 만든 것(기묘하게도 그의 다른 작품들은 이 작품과는 음악적 성향이 다릅니다)
-이언 길런이 오리지널 음반을 레코딩한 것
-이언 길런이 그후로는 단 한번도 이 노래들을 부르지 못했던 것.
그는 당시 딥퍼플의 투어를 위해 '영화 출연 제의'를 거절했죠.

제 자신도 그 아쉬움을 얘기한 적 있지만, 이언 길런도 그런 질문을 계속 받고 있고, 세계의 수많은 감상자들도 아직 그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원타임 레코딩 버전이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회자되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죠.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무대가 있다면 이거 아닐까요. 딥퍼플이 로열앨버트홀에서 로열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했던 무대. In Concert 실황요. 아, 여기서의 이언 길런은 저대로 그냥 겟네마네를 부르면 될 것 같은데 말이에요.

그런데 역시 이전 글에서 말한 것처럼, 제 아쉬움은 그렇게 못 견딜 정도로(못 견딘다고 해도 별 수 없으니 이렇게 얘기하는 지도 모르지만...), 크진 않습니다. 전 딥퍼플도 워낙 좋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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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배경이 된 시간으로부터 2천년 후에 존재하는 우리들은 이해하고 있는 걸까요. 원자와 중성자를 발견하고, 입자가속기를 돌리는 우리들은 이제 이해했을까요. 힘이 무엇인지, 영광이란 무엇인지, 삶이 무엇이고, 인간이란 무엇인지...

Neither you Simon, nor the fifty thousand
Nor the Romans, nor the Jews
Nor Judas, nor the twelve
Nor the priests, nor the scribes
Nor doomed Jerusalem itself
Understand what power is
Understand what glory is
Understand at all
Understand at all


*2013년 11월 추가하는 글:

올해 한국에서는 정말로 멋진 JCS가 공연되었습니다. 예수역을 맡은 마이클 리는, 정말이지 눈부신 버전의 - 그가 꼭 한국 사람이라서가 아니라(애시당초 전 그걸 그다지 따지지 않기도 합니다), 절대적인 기준으로도 듣는 이의 심금을 죄는 새로운 겟세마네를 들려주었습니다. 한편, 같은 무대에 선 유다 역의 윤도현이 들려주었던 넘버들 또한 정말이지 놀라운 버전이었죠. 그런데 이 공연을 보고서는, 세번째까지는 극의 감동에 정신도 못 차리다가, 네번째 공연에서야 전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제게 강한 원형적 경험으로 남았던 것이, 이언 길런의 '겟세마네'가 아니라, '이언 길런'의 겟세마네였다는 사실을요. 전 겟세마네를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21살의 어느 위대한 청년 보컬리스트가 자신의 모든 것을 투영해내었던 그 시공간을 소중히 여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난 뮤지컬 사람은 정말로 아니로구나..하는 걸 깨달았네요. 장르음악도, 뮤지컬도 모두 '노래'를 주 매개체로 하는 것이라, 뮤지컬의 열광적인 팬은 아니라고 늘 얘기하면서도, 사실은 뮤지컬 또한 내가 감상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건 정말이지 다른 범주의 것이라는 사실을요.

그걸 깨닫게 해준 것은, 윤도현이었습니다. 윤도현은 7월 22일, 그의 마지막 무대 바로 전회차에서, 엄청난 강도로 노래를 하면서, JCS라는 작품의 극 구조를 거의 뒤흔들어버립니다. 그런데, 그전까지 그렇게나 작품에 감동하고 있었던 제가 그 광경을 보면서, 엄청나게 기뻐해 버렸습니다. '작품이야 어찌되든 말든' 정말 행복해했죠. 결론적으로는, 윤도현은 대단히 놀라운 연기와 몰입을 선보이면서, 극도 파괴하지 않았고(유다의 역은 그 극적 영향력이 제한되기도 합니다만), 작품은 여전히 훌륭했습니다. 그렇지만 감상자인 저는 이미 배신을 한 다음이었죠. 훌륭한 락커의 휼륭한 프레이즈를 듣기 위해서라면 - 전 극 따위, 작품 따위는 어찌 되든 별로 상관하질 않았던 순간을 통과해 버린 것입니다. 그것은 역으로 올해의 한국 JCS가 그만큼이나 좋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작품이 이렇게나 훌륭하고 이렇게 내가 깊게 감동을 받았음에도(첫 관람을 하고는 극이 끝나고도 몇시간을 계속 울었으니까요.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그 구조적 완성에 내가 이토록 개의치 않는다면 - 난 뮤지컬적 극 구조에는 정말이지 한치도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재미있고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뭐, 그래도 여전히 훌륭한 보컬리스트가 좋은 넘버를 가지고 무대에 선다면, 어떤 뮤지컬이든 즐겁게 볼거라고 생각합니다만 - 나는 '뮤지컬 사람'이 아닌, '음악 사람'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제 생애, 가장 감동적이라 할 수 있는 뮤지컬 무대를 만나고나서 말입니다.  

* 2015년 5월 추가하는 글:

아마도 여기 추가한 이야기가, 2013년의 JCS 관람기 마지막 글 각주에 살짝 언급한 '예기치 않은' 마지막 이야기가 될듯. 그런데 이렇게 깨달았다고는 해도, '그래서 뭐?'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바뀔 건 없지 않은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흘러보니 생각보다, 이 경험, 이 인식, 이 깨달음은, 그후의 내게 꽤 영향을 끼친듯 싶다. 조금 그렇다. 많이는 아니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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