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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틀러스 The Antlers - Doppelgänger : 듣고 있니?
2014-09-18 , Thursday



앤틀러스의 이번 음반을 듣고 나서, 가장 - 허겁지겁(?) - 올려두고 싶었던 곡은 이 곡이다. 가장 좋은가 하면, 그건 좀 다른 문제다. 이유도 없이 대뜸 올렸다가, 아무리 그래도 '음반 소개'는 하고나서 올려야겠기에 글의 순서를 바꾸었다. 그런데 왜 이걸 올려야한다고 생각했지? 라고 뒤늦게야 생각해보니(지금도 사실은 생각이 안 끝난 상태다 ^ ^), 아마 이 음악이 '밀실용'이라서인것 같다.

난 오래 전부터 모든 음악들에겐 일종의 '장소 값'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어떤 곡은 마당이 어울린다. 어떤 곡은 거실이, 어떤 곡은 거리가, 혹은 광장이 어울린다. 그리고 '침실'이 어울리는 노래도 있다. 그리고 더 하드코어(?) 버전인 '밀실용 노래'가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혼자 듣는 노래인 것이다. 그것도 차를 운전하면서, 아니면 커피 한잔 마시면서 듣는 종류의 '혼자 듣는 노래'가 아니라, 지하실 문 열고 어두운 계단을 두세층쯤 내려가서 듣는 노래 말이다. 그런 노래도 필요하지 않은가. 17세 무렵에는 이런 노래가 정말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 빈도수는 줄어도 - 일단 찾게 되면 절실하다. 그리고 그런 노래가 곁에 있어주면 정말 고맙다. 아무 노래나 밀실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2009년, 난 이들의 Kettering에 정말 많은 신세를 졌다. 지금도 당시 그 곡이 만들어주었던, 그 어둡고 조용한 방을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폭풍우 속에 기어들어갔던 나무 속의 구멍을 기억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곡 도플갱어(Doppelgänger)는, Kettering에 비한다면 다소 우화적이고, 그래서 일면 가볍게도 받아들일 수 있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밀실용 곡'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은 일종의 환타지적 밀실이다. 단단한 바닥을 갖춘 방이 아니라, 어디론가 풍덩 하고 빠져들면 아래로 푸욱 꺼져버리는 그런 공간 말이다. 지렁이가 미끄러져 들어가는 지하의 미로처럼. 그 어두컴컴한 공간 안에서, 또 다른 지렁이 - 나와 똑같은 다른 나를 마주하는 이야기. 맞은 편에 서 있는 낯선 형체에게 '너는 혹시 나의 그림자인가'라고 묻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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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노래가 꽤 '보편적인 울림'을 가지고 다가오나 생각해 보았더니, 요즘의 우리들, 현대인은 기본으로 멀티의 정체성을 '깔고' 사는 존재여서인가 싶다. 누구나 다들 또 하나의 나를 가진 세상이 왔으니 말이다. 가장 흔한 예로는 온라인 속 아이디가 있다. 그건 때로 엄청나게 강력한 또 하나의 자아가 된다. 도플갱어가 전자적으로 편재하는 세상이다. 이 곡의 가사가 실제로 얘기하려는 것이 그것은 아닌 듯 하지만...^ ^;; 그런데 그렇게 해서 우리는 어떻게 변한 걸까. 덜 외로워졌을까. 더 외로워졌을까. 실제의 나와 온라인 속의 내가 손을 잡고 있다면 덜 외로울텐데, 그렇지 않은 경우엔 후자가 아닐까. '나 자신들'끼리도 안 친하니 말이다. 그래서 악플러들의 글은, 가끔 엄청나게 외로워보이기도 하는건가...라고 생각도 해보지만, "그 인간들은 원래 생각 자체를 안 하는 존재들이에요!"하고 누군가 옆에서 선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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