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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성균관 스캔들 제 11 화 - 그들이 꾸었던 꿈
2010-10-06 , Wednesday

*이번 주에는 2회 다 '본방 사수'를 못했습니다. 지금은 11화만 봤네요.

*계속 얘기해왔지만, 정말이지 이즈음이면 드라마는 자신의 길을 가고, 저는 더 이상의 특별한 감상없이 조용히 시청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만.

*그런데 또 이야기들이 나오네요.

*모든 일이 끝나고, 서고에서 윤희와 선준이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 장면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영화 '아비정전'의 그 전설적인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장국영(아비)은 장만옥에게 '1분만 나와 함께 시계를 보자'라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우리 두 사람이 함께 했던 1분을 잊지못할거야'라고 얘기하죠.

*윤희가 선준에게 '난 지금 이 시간을 아주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오'라고 말합니다. 이건 지극히 운문적이었던 장국영-장만옥 대화의 산문적, 그리고 강론적(?) 버전 같습니다.  

*우리 모두는 사랑에 관한 한 참 욕심쟁이죠. 우린, 사랑이 평생동안 계속되길 바랍니다. 그러나 사랑이란 그렇게 관대하질 않습니다. 그것은 바람처럼 흘러가버립니다. 초침처럼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바라고 바라고 또 바라기만 하다가, 어느새 뒤돌아보고, '사랑이 존재했던 그 순간'을 그리워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등장하는 것은 반대의 경우입니다.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란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사랑에 빠지는 '운명'을 맞닥뜨렸는데, 이 특이한 사람들은, 그 순간, 현장범으로 사랑을 체포합니다. 장국영이 그랬고, 윤희가 그러네요. 이 사람들의 특징은? 똑똑한 것? 민첩한 것? 아니지요. 장국영도, 윤희도 '절망'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던 겁니다. '갖지 못하는 것'으로만 이루어진 삶을 살아온 겁니다. 그들은 '가지는 것'은 한번도 겪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바람둥이이고 껄렁껄렁한 장국영과, 열심히 공부하며 가족을 부양한 착실한 윤희는 그런 면에서는 같은 운명을 걸어온 사람들인 거죠.

*그래서 그 말을 하는 윤희는, 참 아름답지만, 너무 너무 슬프네요. 너무 슬픈데도, 예쁘게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그녀는 또 다시 너무 아름답네요.

*로맨스극이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때는 - 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 - 우리 모두가 여주인공을 사랑할 때입니다. 최진실도 그랬고, 최지우도 그런 일을 해낸 여배우였죠. 박민영이라는 이 여배우가, 그런 일을 해내네요. 선배 배우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 전혀 다른 역할로 말입니다.

*이 드라마는 '환타지'입니다. 이건 왕가위의 작품들만큼이나 환타지죠. 왕이 성균관 유생들과 앉아있는 자리에, 느닷없이 반촌의 반인이 들이닥쳐 기세좋게 하고 싶은 말을 그 앞에서 다 할 수 있는 '환타지'죠. 이것은 조선왕조 사상, 가장 환타지스러운 왕이었던 정조의 시대이기에 가능했던 이야기일까요? 그렇겠죠. 그리고 이것은 어쩌면 그가 꾸었던 꿈인지도 모르죠.

*사극이 아니라, 환타지라서 실망스러워할 시청자들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전 - 이 환타지가 재미있습니다. 당시 왕과 백성들은, 일대일 토크를 할 수 없었을 겁니다. 정조라 해도, 백성들을 잡고, "살만하냐?"라고 묻지못했을테고, 백성들은 왕을 잡고, "제길, 살기 힘들다고요"라고 할 수 없었겠죠. 결혼안한 처자가, 잘생긴 총각을 붙잡고, "내가 싫어요?"하고 앙탈을 부릴 수도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토크'를 이들은 합니다. 그것은 어쩌면, 그 당시 그들이 해보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혹은 꿈꾸었던 것 아닐까요. 그들 또한 다 같은 사람이었으니까요. 왕이든, 선비이든, 유생이든, 반인이든 말입니다. 그것들이 이 젊은 배우들의 드라마 속에서 이루어지네요. 그리고 그런 꿈같은 환타지 속에서, 어쩌면 조금은 새롭게, 그리고 신기하게도 더욱 따뜻하게, 그 시대를 만나는 기분입니다.

*늘 하고싶던 짤막한 이야기. 박민영의 코믹연기는, 정말 근사하단 말이죠. 그녀가 코믹 코드를 선보일 때마다 - 가령, 과거장에서 쓰러지는 상상 속 장면이나 입을 헤벌리고 자는 장면, 선준 앞에서 천연덕스럽게 입술을 핥는 장면 등등 - 감탄합니다. 은근하고 의뭉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정말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이 코믹 퍼레이드에 믹키유천도 합류하네요. 이선준이 최근 보여주는, '홀린 연기'가 정말로 재미난 것은, 그 안에 미묘하게 스며들어있는 코믹한 감각이에요. 개그콘서트류의 노골적인 코믹감각 말고요. 자신을 슬쩍 놓아버리면서 '감정의 도구화'시켜버리는 느낌이랄까요. 이거 대단하단 말이죠. 이전에도 말했지만, 이것은, 믹키유천이 단순한 신인연기자가 아니라, 아주 오랫동안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피사체로 서면서도(횟수로 따지면 그는 기네스기록감이죠), 자신을 표현해내는 일을 해온 사람이기 때문에, 또 큰 어려움없이 해낼 수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하여튼 정말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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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resso님의 댓글  2010.10.07    
사람들은 현실적인 드라마를 좋아하죠. 내 얘기야, 하면서 공감할 수 있으니까요. 또, 사람들은 비현실적인 드라마를 좋아해요. 드라마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간접체험하면서 즐거워하거나 또 슬퍼하기도 하죠. 그런데 드라마가 정말정말 재미있으려면 현실성과 비현실성을 균형있게 가져야 하는것 같아요. 너무 현실적이어서 다큐가 되버리면 드라마틱한, 그래서 과장되고 응축된 감동을 잃을것이고, 너무 비현실적이면 공감은 커녕, 간접체험으로 가질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누릴 수 없을테니까요. 성스는 균형이 좋은 드라마인것 같아요. 의를 쫓는 잘금4인방과 힘을 쫓는 장의무리, 이상을 쫓는 정조측과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론. 더 많은 것을 쫓는 지체 높으신 양반들과 살기위해 아둥바둥 하는 저잣거리 사람들. ... 균형이 좋은 드라마에요, 그런것 같아요. :)



밍기뉴님의 댓글  2010.10.07    
'로맨스극이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때는 우리 모두가 여주인공을 사랑할 때입니다.'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에요.
멋진 남자 3명도 좋지만 윤희를 더 사랑스럽게 느끼는 저로썬^^



twingle님의 댓글  2010.10.07    
로맨스극이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때는 모두가 여주인공을 사랑할 때이지만 드라마가 가장 큰 힘을 낼 때는 드라마 자체의 사람들이 다 사랑스럽게 보일 때인 것 같아요. 악인도 악인 나름의 매력이 있고 또 주인공도 매력이 있어서 사랑스러울 때이지요.

지금은 로맨스극으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면, 장의님 무리들이 약간 악역으로 나오는데.. 장의님이 머지 않아 제눈에 하트를 새겨주신다면 드라마로써의 매력도 상당하게 되겠지요. 왜냐면 이미 잘금 4인방과 그 주위에 있는 분들에게는 이미 빠져 버렸으니 항상 애정의 마지막은 악인을 향한 애정이 실현되는 순간이니까요.



나잉님의 댓글  2010.10.07    
'로맨스극이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때는 우리 모두가 여주인공을 사랑할 때입니다.'

저 역시 이 부분이 너무 맘에 남아요...확실히 그간 드라마들을 살펴보면 여주인공이 사랑받지 못하는 드라마는 망조가 보이더라구요..



latea님의 댓글  2010.10.08    
시아준수의 자작곡 중에 슬픔의 행방이라는 노래에서 '행복은 끝나는 것보다 변하는 것이 더 슬퍼'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한동안 이 가사가 가슴에 박혀 떠나질 않았는데, 마침 시아준수가 인터뷰에서 이 가사에 대해 설명한 것을 보고 참 많이 공감했습니다.

윤희의 대사도 ,왠지 모르겠지만, 이 가사를 처음 접했을 떄의 느낌이 들더군요.
사람들이 대부분 무언가를 시작할때, 그것이 사랑이든, 일이든, 꿈이든 '끝을 모르기 때문에' 혹은 그 끝은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믿음과 자신감과 책임감으로 시작을 합니다. 끝을 모르기 때문에 청춘이란 이름으로 뛰어들 수도 있는 것이구요. 하지만, 윤희는 지금까지 성균관에서 보여줬던 살아있는 청춘과는 사뭇 다른, 끝을 아는 자 만이 할 수 있는 말을 합니다. 그건 페퍼님이 말씀하신대로 지금 껏 가질 수 없는 것이 훨씬 더 많았던 삶을 살았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끝을 모르고 또 알고 싶지 않은 선준에게 윤희의 말은 (게다가 그는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알아채고 있는 중이에요!) 잔인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일 거에요. 저는 선준이 윤희를 꼭 붙을었으면 좋겠고, 윤희도 그 손을 꽉 붙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드라마 전개상 분명히 그럴 테지만....^^ )로맨스의 흐름에서도 사람들은 이를 원할 것이고, 또 페퍼님이 그동안 얘기 해오셨던 '다른 의미'를 가진 이 드라마가 전하는 멋진 메세지가 될 것 같아요ㅎㅎ

드라마나 영화가 매력적인 이유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실감나게 보여주기 떄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인 의미에서 이런 환상은 수많은 현실 속 사람들을 자극해 가끔은 현실에 좋은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그랬으면 좋겠어요^^

선준이 윤희를 붙들고 하는 말 ; '그러니 내 옆에서 두 눈 똑바로 뜨고 내가 잘하고 있는지 지켜봐.' 여기서 믹키유천이 보였어요^^ 카메라를 정면으로 보고 했다면 더 실감났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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