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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 - 그들이 좋고도 싫은 이유
2010-09-27 , Monday

*요즘 가장 마음에 드는 가요팀은 UV입니다. 이거 문제에요. 이 사람들은 대놓고 농담삼아 음악을 하고 있는데, 정말이지 가장 가요계에서 인상적인 음악을 들려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더 무서운 건, 이들의 활동 방식도 가장 마음에 든다는 겁니다. 요즘 음악프로에 출연하기 위해 오락프로에도 얼굴을 내밀어야 하는 가수들의 처지는 상당히 힘들어보입니다. 대부분의 버라이어티 오락방송들은, 제가 보기엔, 도무지 가수들의 음반 홍보에는 도움이 안 됩니다. 앨범 홍보는 커녕, 뭐 하나라도 도움이 되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잠깐 반짝하고 '이런 가수가 음반을 냈다'라는 사실을 환기시키는데에는 도움을 줄지몰라도, 또 그만큼, 해당 가수의 이미지는 소모되고, 가수들이 견지해야할 '자기 세계'의 이미지도 깎아먹어버립니다. 그래도 방송의 힘이란 무시할 수 없으니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을 알지만, 내심 누군가는 반기를 들어줬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방송 홍보'를 포기하고, 음악을 가지고, 일선에서부터, 거리에서부터, 지방에서부터, 작은 규모의 공연장에서부터 차근 차근 자신을 알려나가는 홍보 방식을 택하는 가수는 없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정말 쉽지 않은 도박이죠. 그러다가는 제풀에 지쳐나가 떨어지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런데 UV가 방송 코너의 일환이지만, 기사 식당과 고등학교에 가서 공연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런 방식도 있네'하고 생각했습니다. 홈쇼핑 채널 출연은 더 인상적이었죠. 전 정말로 가수들이 홈쇼핑 채널에서 공연을 하며 음반을 팔았으면 좋겠습니다. 브로마이드나 싸인CD같은 사양을 곁들이면, 팬들도 좋아하지 않을까요.

*마음에 드는데, 그게 또 마음에 안 드네요. 그것을 하는, 그렇게조차도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서 이토록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 사실은 개그맨이라는 사실이.

*전, 유세윤과 뮤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정도의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 절대로 장난삼아 음악을 하고 있을리는 없어요. 아니, '편의점'을 들어보세요. 이게 장난입니까. 이건 상반기 나온 노래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곡들 중 하나란 말입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장난삼아 하는 거에요'라는 거짓말은 대단히 효과적입니다. 그때문에, 그들은 '요즘 김 한장 같은 입지 위에서 활동하는' 우리나라 가수들의 한계를 아주 자유롭게 극복하고, 하고 싶은 일을 다 하죠. 그러니 뭐라 하지도 못하겠네요.

*이것이 바로 그들이 좋고도 싫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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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비밍님의 댓글  2010.09.27    
이 글에 공감하는 바입니다, 로 시작한 코멘트가 엄청나게 길어져서 저부터도 당황스럽네요.
우선은 제 코멘트가 제대로 정리될 때까지 메모장에 넣어놓아야겠습니다.
UV 에 대한 생각들을 모두 모으고 보니, 이 뮤지션 아닌 뮤지션들이
저, 혹은 대중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새삼 놀랍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이 별로 대단한 것들은 아니지만,
어쨌든 UV는 제가 스스로 의식했던 것보다 더 많은 생각의 가지들을 뻗게 하네요.
감사합니다, UV 그리고 피파니아.
최근 들어서 마음에 안 들던 것들의 실체를 글로 어딘가에 써내려갈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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