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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31일 '잊혀진 계절' by 영웅재중, 최강창민, 시아준수
2010-09-25 , Saturday

*당분간 동방신기 관련 이야기를 꽤 많이 할 작정이긴 했는데, 사실 '성균관 스캔들'이야기는 그런 맥락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데 진행 중이고, 시아준수의 뮤지컬 모차르트도 동방신기와는 또 다른 맥락의 이야기죠. 그런데 다 겹쳐버렸네요. 그래서 '동방신기 특대특집'이 본의아니게 진행중이군요. 동방신기 자체야 지금 아무리 많이 다뤄도 모자람이 없죠. 케이팝의 발전 경로에서 너무 의미심장한 역할을 해냈고, 지금도 담당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정작 이 팀에 관한 이야기를 제대로 했냐하면 그런 것 같지도 않습니다. 워낙 일어나는 일이 많다보니, 그것을 따라가 보기만도 벅차서 그런가봅니다.

*사실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야, 이 사람들의 음악 이야기인데 그걸 느긋이 할 여유도 없네요.

*그런데 오늘 우연히 동방신기가 2008년 10월 31일 '정오의 희망곡'에서 부른 '잊혀진 계절'을 들었습니다.

*이 노래는 원래 4집 음반에, 영웅재중이 솔로로 불렀던 곡이죠. 원곡은 아시다시피 이용의 '잊혀진 계절'

*하지만 이 방송에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세명입니다. 레어버전이 되는거죠. 영웅재중과 최강창민, 시아준수입니다. 노래를 부른 후 두 사람이 털어놓는 이야기는, '엉뚱하게 영웅재중이 밤 사이에 세사람의 공동 가창을 결정하고, 매니저에게 허락을 얻어 자신들에게 통보'했다는 겁니다. 두 사람은 불평하듯 얘기했지만, 열심히 셋이서 부릅니다.

*이 당시엔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냥 넘겼는데, 아, 이 버전 너무 좋군요.

*세 멤버의 보컬톤이 프로덕션 버전을 탈피합니다. 갑작스럽게 준비한게 포인트인 거죠. 그냥 세 멤버는 자기 식대로 부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좋습니다.

*노래를 시작하는 영웅재중의 음색을 들어보세요. 사람들이 종종 영웅재중이, '유행가같은 목소리'를 낸다고도 표현하는데, 그건 그가 가진 표현의 한 종류일 뿐이죠. 그게 유일한 옵션인 것과, 많은 옵션 중 하나인 것은 좀 경우가 다릅니다. 영웅재중은 후자입니다. 일본에서 영웅재중은 멤버 중 유일하게 '일본적인 음색'을 구사합니다. 맞춰주는 겁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요구되는 음색을 쓰죠. 그런데 그게 다냐 하면, 또 자신의 음색이 있습니다. 완전히 드라이하게 뽑아내는 음색('인사')도 있고, 기타 등등 곡에 따라 소리의 성격을 아무렇지 않게 바꿉니다. 장르적으로도 다변하죠. 그중에 어느 게 그의 것일까요. 그건 아직 우리가 잘 모르죠. 그는 다양한 보컬 전부를 제대로 해내고 잘 해내니까요. 그런데, 전 우리가 아는 것보다는, 드라이한 목소리 쪽이 사실은 영웅재중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합니다. 앞으로 그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많겠지요.

*어쨌든 이 노래에서, 영웅재중은 음반 버전과는 전혀 다른 색으로 노래를 시작합니다. 전 음반 버전은 무덤덤하게 들었는데(거기에선 프로덕션 측의 냄새가 좀 더 납니다), 여기서 살짝 드라이하게 표현되는 영웅재중 버전은 정말 좋군요.

*또 재미있는 것. 여기서 세명이 협연을 하면서, 평소의 팀내 역할에서 살짝 벗어납니다. 영웅재중이 메인 역할을 안합니다. 시아준수도 안하네요. 두 사람은 굉장히 편하게 갑니다. 하긴 최강창민과 있을 때면, 두 사람은 항상 편해 했죠. 최강창민이 워낙 대단한 음역과 힘을 가지고 있어 늘 부담없이 두 사람을 알게모르게 서포트해왔으니까요. 두 사람이 힘을 빼면서 자연스럽게 메인을 최강창민이 차지합니다. 흐름도 본인이 컨트롤하네요. 그러면서 평소 보여주던 고정적 음색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노래를 불러줍니다. 고음부의 강약을 달리하며 멋지게 처리하는 솜씨 좀 보세요.

*시아준수도 편하게, 본인 특유의 '가요톤 보컬'을 해줍니다. 그 유명한 '꽃밭에서' 계열의 보컬 말입니다. 멤버들 다들 콜록거리는데, 이 사람, 절정부에서 그냥 냅다 질러버립니다. 이런 거 좋죠.

*세명 다 자기 나름의 절정부 처리 방식을 가진 보컬리스트들입니다. 그 유명한 Wrong Number의 애드립 삼중창팀 아닙니까. 그런데 영웅재중은 빠지고, 시아준수와 최강창민이 절정부를 담당하는데, 특이하게도 시아준수가 절정부 서두, 최강창민이 메인을 담당합니다. 역시 평소와 다르죠. 이러나 저러나 여유만만하게 처리하는 세명입니다.

*아이고, 수년간 활동을 했지만, 이런 프리스타일의, 반주가 방해 안하는, 자기들 방식 속에서 유유자적하는 이들의 보컬을 듣기란 얼마나 힘들었던가요. 앞으로 다들 타이트한 음악 활동을 하겠지만, 가끔은, 아니 자주! 이렇게 강박관념을 벗어난, 여유있는 '노래부르기'도 많이 해주길 바랍니다. 이 사람들은, 자신들이 그냥 노래를 '대충(사실은 대충이 아니지만, 동방신기는 너무 요구 사항이 많은 가운데에서 노래를 불러야 했단 말이죠. 그러나 때로는 부르는 사람이 편한 것이, 듣는 사람에게 너무나 편할 때도 있습니다)' 부르기만 해도, 대중들이 엄청나게 좋아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10월은 다가오고, 날씨는 쌀쌀해지고, 여러분도 한번 즐겨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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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0731님의 댓글  2010.09.25    
그렇군요.. 어쩐지 더 자연스럽다 했더니..
그당시 매일 리플레이하며 즐겼던 기억을 더듬어 올 10월도 즐겨보게될것 같네요..
그때 정말 컨디션 않좋았던거 보이는 라디오로 보면서 느껴졌었는데, 라디오 시간대도 이른 시간이었어서 노래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오히려 음성으로만 들었을때는 피곤한 기색이 안느껴져요..
지치고 힘든 스케쥴 속의 4집 활동이었기에.. 불러준 멤버들에게 정말 감사하며 들었네요.
시아준수군을 좀더 이뻐라하는 팬심으로.. 같은음, 같은가사를 준수군이 다르게 불렀는데, 그부분을 비교하면서.. 아..!! 감탄하며 들었던 기억이 가득합니다~
셋이 부르자고 제안했다던 재중군에게 정말 감사했죠! ^^



준수도시아님의 댓글  2010.09.25    
벌써 2년전이네요. 분명 이때는 모두의 목 상태가 바닥을 치고 있었을때일겁니다. 그 생각을하니 또 밑의 글이 생각나면서 눈물이....그렁그렁@_@..흠흠.. 아무튼 잊혀질 뻔 했던 2년전 잊혀진 계절을 다시 들어봐야겠습니다. cd버전으로, 라디오 샤제촹버전으로, 또 콜록콜록 기침을하며 이것도 라이브의 묘미라던 영웅재중의 라디오속 라이브까지..^^



twingle님의 댓글  2010.09.25    
이 정오에서 부른 버전으로 들을때마다 시아준수군의 냅다 질러버리는 그 파트가 항상 기억에 남습니다. 평소에 정제되어 나온 소리와는 다르게 그 음역을 내기위해서 모든 곳을 개방한 상태에서 내는 소리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그렇지만 항상 CD버전보다는 라디오 버전이 끌렸는데 지금 보니 그 이유가 이런 준비되지 않은 채 실전에 나섰기 때문이었군요..



늴리님의 댓글  2010.09.26    
덕분에 오랜만에 이 곡을 들으며 댓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들은 준비하지 않고 자기 식대로 부르는 것이 더 멋진 경지에 이르렀군요! 저도 이 곡의 음반 버전은 콧소리?가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 영웅재중의 귀한 솔로곡이라 들을 때마다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곤 했던 것이 생각나요. 제 취향은 '인사'입니다! 정말 좋아해요!!! 이 곡 하나 때문에 뒤늦게 CD를 사고 싶었지만 품절이라 아직 구하지 못했어요... 흑흑. 영웅재중은 워낙 목소리 자체가 좋아서 일본 1집 때처럼 그냥 자신의 목소리를 살리는 쪽이 제 취향인데, 일본 1집 노래들이 여자인 제가 부르기엔 좀 낮았던 반면에 그가 창법을 바꾼 이후의 노래들은 좀 부르기 쉬워진 것도 같고, 제가 잘 알 수 없는 부분이지만, 동방신기 노래의 전체적인 조화로 봤을 때도 더 좋은 일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바꾼 거겠죠? 그리고 요즘은 제 취향에 상관없이 그의 콧소리?가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리는 노래들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닫고 있어요. 몇몇 일본 노래에서도 그랬고, 이번 성균관 스캔들 OST '찾았다' 후렴 부분도 정말 좋네요. 한국어로 부른 노래라는 그 자체로도 좋은데, 이렇게 발랄하고 사랑스럽게 불러주다니요. 흑흑. 그는 워낙 노래를 잘 하니, 이제 이 다양한 목소리를 적재적소에 잘 사용하기만 하면 될 것 같아요. 제가 계속 그의 새로운 매력을 알아가듯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가수인 것 같습니다.^^



수련님의 댓글  2010.09.26    
제 엠피에서 늘 빠지지않고 듣는곡이에요
특유의 섬세하고도 에코가득한.. 휘파람소리같은 목소리가 귀를 즐겁게 해줘서 좋아헤요^^
음식으로 치자면 동물성기름기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100% 유기농샐러드같은...
그런데 후반부의 "한마뒈~"는 또 전반이랑은 전혀 다른 힘있는 소리라 더 들을맛이 난달까요 ㅎㅎㅎ
준수군은 별 준비없이 불렀을때 더 본연의 소리가 나오는듯...



밍기뉴님의 댓글  2010.09.26    
@쌀쌀한 가을 날씨에 잘 어울리는 추천곡이네요. '우연'에 감사합니다.

@'동방신기 관련 이야기를 꽤 많이 할 작정'이라는 말이 무척 반갑습니다.
그동안 '워낙 일어나는 일이 많다보니, 그것을 따라가 보기만도 벅차서' 제대로 이야기를 못하셨다니, 이제 좀 풀어주시죠. '언젠가 제대로 할 날이 있겠죠'의 언젠가를 몇 년씩 기다려야 할 줄은 몰랐단 말입니닷!

@영웅재중은 아직도 '그의 것'이 뭔지 제대로 안보여 주었나요.
뭐랄까,
굉장히 신비한 사람이네요 쿨럭.



espresso님의 댓글  2010.09.27    
동방신기 이야기를 많이 할 예정이라니 너무 기쁩니다. 듣고 느끼고 하는걸로도 벅찬 그룹이지만 피파니아의 지면으로 다시 소화하는 그들의 음악도 정말 맛깔나거든요. 잊혀진 계절을 재중, 준수, 창민이 부른 버전을 저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보이는 라디오 였기때문에 영상으로 봤을때도 셋은 편안해 보였어요. 부르는 그들이 편안해서 듣는 우리들도 편안했었나봐요, 정말.



놀샤님의 댓글  2010.09.30    
이 리뷰를 읽으니... 새삼 그때가 아득한 옛날 처럼 느껴지네요.
고작 2년전 가을인데도 불구하고.. 제 기억엔 그날이 바로 시월의 마지막날~ 이었던것 같은데.. 영웅재중은 본인이 솔로로 부른곡을 가장 감성적으로 불러낼 수 있었던 날에 왜 두 멤버의 참여를 통보한걸까요^^ (그날 재중과 유천은 지독한 감기로 시달리고 있었던 것 같은데..그래도 제 생각엔 본인이 혼자 다 부를 수 있었을 것 같네요) 덕분에 팬이야 레어템(?)을 소유하게 되었지만요.
리뷰를 다 읽고나니.. 성균관스캔들 OST에 수록된 영웅재중의 솔로곡에 대한 님의 감상이 궁금하네요 ~ 6년 팬이었던 저도 드라마중에 흘러나오는 웬 여자(?)의 구슬픈 목소리가 긴가민가하며 귀를 세우고 후반부를 들었을때야 아, 영웅재중이구나~! 하고 무릎을 탁쳤을 정도로 또 낯선 목소리를 내고 있었는데.. 어떠셨는지...



latea님의 댓글  2010.09.30    
이 글보고 잊혀진 계절로 하루를 살아가다 문득 시아준수가 불후의 명곡에서 불렀던 패티김의 노래를 찾게 되었고 그러다 또 문득 아주, 아~~주 짧지만 믹키유천의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가 떠올라서 짧아진 가을을 아쉬워하며 온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가 가을이고, 노래에 싣는 감정이 가을이고, 그 감정을 싣는 사람들이 가을처럼 느껴질정도로 흠뻑 젖어드네요.

그런데
이 분들, 왜, 대체, 완곡은 안불러줄까요...?ㅠㅠ 책임지시오......



학교물통님의 댓글  2010.11.01    
대체 어떤 버전일까 궁금했는데, 드디어 어제 들었습니다.
질러버리는 것... 역시 좋아요. 속이 다 후련합니다.



그대만님의 댓글  2011.02.09    
부르는 사람이 편한 것이 듣는 이에게도 편할 수 있다는 말씀 요즘의 준수군을 떠오르게 하네요. 모차르트를 지나오면서 최근의 준수군이 무척 힘을 쏟아 노래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요. 나쁘다기 보다는 그렇게 노래하다 목이 타들어 갈 것만 같아서 마음 한켠이 조마조마해질 때가 있어요. 그러면서도 기대되기도 하는 것은 (짧은 소견이지만;) 뭔가- 5명안에서 소리를 내던 때와는 다른 새로운 영역의 소리를 만들어가는 중인 것 같아서 좀 더 기다리면 이전엔 듣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목소리를 만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제 욕심이 지나친가요; 물론 지금도 충분히 제 가슴을 울리는 목소리입니다. 그래도 끊어질 것만 같은 준수군 목의 핏대를 보면 힘 좀 빼고 노래해도 된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집니다. 저는 그들이 '대충' 부르기만 해도 엄청 좋아할 사람 중에 하나니까요:)

그리고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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