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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성균관 스캔들 제 8 화 - 오늘의 빅뉴스
2010-09-21 , Tuesday

*시청자 게시판 등을 쓰윽 보니, 난리가 났군요.

*전 좋은데요. 소수파가 된걸까요. 그런데 지금 인터넷에서 쏟아져나오는 바램대로 극이 만들어지면 전 아마 이 드라마를 보지 않을 것같습니다.

*어제 7화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이 드라마는 주인공들만을 안 보여줍니다. 그게 더 편할텐데도, 그걸 피합니다. 가령 어제만 해도, 이선준의 활쏘는 모습이 멋지게, 길게 나왔더라면 로맨스극의 남자주인공다운 모습이었겠죠. 그런데 이 드라마는 그 대신에, 장터 등의 대사례 생중계 장면을 어렵사리 삽입해, 성균관 유생들의 활쏘기 대회에 관심을 갖는 '백성들'을 대단히 길게 보여줍니다.

하인수와 이선준 등의 대결구도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하인수 밑을 졸졸 따라다니는 3인방 외에 김정균이 이끄는 일반 유생 3인방의 모습도 꽤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심지어는 이선준과 하효은의 하인, 하녀들마저 자기 캐릭터와 이야기를 가지고 나오며 초선의 기방에서 일하는 다른 두 기녀들마저도 자기 색깔을 가집니다. 심지어 성균관의 아침을 알리는 아이들조차도 생생한 인물의 느낌을 줍니다. 엄청난 인물 구도죠. 어떤 시청자가 '당시 풍속도'를 보여주려는 것이냐고 하던데 - 정말로 그런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뭐, 진정한 의미의 풍속도는 어차피 될 수 없겠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5화를 통해 '조선의 근대 정신(혹은 그 비슷한 것)'이라는 코드에 설득당한 저는, 그 사회상과 군중상이 좋습니다. 로맨스 드라마들은 대개 '클로즈업된 이야기'를 다루죠. 가령 재벌가 일원이 등장해도, 그 사람의 일하는 모습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입체적으로 안 나옵니다. 전통 사극에서도 대개 주변 인물들의 역할은 고정입니다. 가령 하인들은 충성스럽거나 비열하거나 둘 중의 하나죠. 그런데 여기 사람들은 꽤 개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꽤 다면적이죠. 딸에게는 물러터진 병판처럼요. 이거 쉽지 않을텐데, 꽤 큰 혼선이 안 빚어지고 대충 얼개가 맞아돌아가며 이정도 흘러가는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그리하여 여기서 우리는 무수한 관계의 교차를 접합니다. 가령 오늘 하인수의 말은 맞을지도 모릅니다. 김윤희는 이선준이나 문재신과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입니다. 전 어제 7화에서 윤희가 하인수의 부하노릇을 하는 유생과 몸싸움을 하는 광경을 보면서, 둘이야말로 비슷한 처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똘마니 노릇을 하는 그도, 낮은 자의 비애에 몸부림치는 처지니까요. 둘 다 귀한 집 자식이 아니고, 그렇다고 상대에게 치명상을 입힐 만큼 무예도 못 익혔고, 그래서 티격태격 주먹질을 합니다.

*이선준은 아무 것도 못하는 게 당연합니다. 그는 아무 것도 해서는 안됩니다. 그는 가장 강고한 기득권의 대를 이어야하는 사람입니다. 그 기득권을 누려왔고, 그 기득권이 주는 젖과 양식을 먹어온 사람입니다. 그가 지금 나서서 무슨 사랑과 의리를 논하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그것이야말로 싸구려 드라마죠. 원작이 어떤 식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드라마에서의 잘금 4인방은 서로 지독하게 다른 존재입니다. 그들이 원해서가 아니라, 그런 환경 속에 놓여있죠. 네 사람이 함께 하기 위해선, 그들은 무수한 선택 - 이전에 해왔던 것과는 다른 종류의 선택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나는 모든 것을 버리고 당신을 택하겠소'의 풍이면 전 역시 안 볼 듯 합니다.

그건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을까요. 개떡을 집어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듯이 말입니다. '걔네랑은 놀지마' 했을 때 울컥 느끼는 불만 같은 것부터요. 이선준이, 정치적 이상을 가진 듯 싶지만 지금 그건 그냥 '말'입니다. 이 사람들은 그냥 아이들이에요. 이선준은 귀한 집의 샌님 도령이고, 이 드라마를 그걸 여러번 보여줍니다. 우린 그를 더 이해하게 됩니다. 그런 그가, '친구'를 만난 겁니다. 그리고 여자이고 남자이고 따지기 전에,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거죠. 대단한 척 하지만, 하인수조차도 어린애일 뿐입니다. 그도 그냥 '삐진' 것일 뿐입니다. 그걸 복잡하게 만드는 건 '나이든 사람들' 측이죠. 그들은 자신들이 잡아놓은 기존의 구도에 이 젊은 자들이 따라오기를 바랍니다.

유아인이 잡지 인터뷰에서 '걸오는 어리고 귀여운' 캐릭터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좋은 캐릭터 분석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의 연기는 날이 갈수록 그런 내용을 보여주더군요.

'어린 주인공'들이 조금씩 하나씩 새로운 것을 선택해가는 과정 - 그런 페이스를 잃지 않아서, 전 이 극이 여전히 흥미진진합니다.

*효은을 안아드는 씬은, 무리수이긴 하지만, 뭔가 극 전개에 꼭 필요해서 넣은 거겠죠. 뭐, 그 정도야. 그런데 또 그래서 안될 이유도 없습니다. 선준이는 젊은 청년이고 효은은 예쁜 처녀, 장안에 소문난 일등 규수감입니다. 그리고 선준에게는 지금 다른 여자가 있는게 아닙니다. 전 선준이 효은에게 살짝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어찌할 수 없이' 이 처자와 혼인하게될 수 있겠다는 가능성 정도도 생각할 법하지 않을까요... 지금처럼 연애해서 결혼하는 시대도 아니고요.  

*그나저나, 전 오늘 사실 딴 생각을 하면서 봤습니다. 드라마 시청자로서는 좀 덜 보고, '음악 사람' 모드, 동방신기 팬모드로 와서 봤네요. 믹키유천이 오늘 말입니다. 그간 굳었던 입이 풀렸어요!  이전까지는 계속 일정한 길이와 속도로 대사를 말할 때, 대사가 좀 말리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또박 또박 말하려고 하다보니, 받침들이 너무 살아서 충돌하는 느낌이었달까요. 원래 믹키유천에겐 그런 버릇은 전혀 없습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보여준 것보다는 훨씬 더 매끄럽고 유연하게 말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대사 딕션이 아주 좋았을 사람인데, 그간 그렇지를 못했지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려니 했는데, 오늘 그게 상당 부분 없어졌네요. 예상했지만 대단해요. 그건 물밑에서 끊임없이 변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의미니까요. 전 이제부터야 믹키유천의 대사를 본격적으로 즐겨볼 참입니다. 이 사람, 명실공히 동방신기의 나레이션 담당자였단 말입니다.  

*사실 '여성'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밀려버렸네요. 여성 참정권은 20세기가 되고도 한참 후에야 각국에 도입되었지요. 왜 유럽도, 미국도, 그리고 아시아도 그토록 여성의 사회 활동과 정치 참여를 두려워했을까요. 왜 그런 현상은 공통된 것일까요. '된다'라는 얘기를 왜 그토록 오랫동안 여성들에게 해주질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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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 글에 latea님이 써주신 댓글 보고 든 생각. 정말 동방신기의 '근대 시리즈'가 되는 셈이네요.  

*길어, 졌네요. <- 오늘은 덜하더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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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기뉴님의 댓글  2010.09.22    
한가위에 큰아버님댁에 모인 식구들은 20명이 넘는데, 할머니를 위시한 절반은 거실에서 자이언트, 나머지는 안방에서 동이를 시청했습니다. 저는 그 중간에 앉아서 양쪽을 기웃기웃.
둘 다 처음 보는 거였는데, 제 취향은 동이쪽이네요. 유달리 사극을 좋아해서요^^

오늘(수요일) 인터넷으로 7, 8강을 한꺼번에 시청했는데. 정말 흥미진진 합니다.
실은, 원작의 대단한 팬인지라(좀 더 정확히는 정은궐 작가님의 팬이죠.) 믹키유천의 출연에 굉장히 실망했었습니다. 그런 스타케스팅을 한 건, 원작이 드러내고자 했던 ('꿈틀거리는' 조선후대의 모습, 상당히 입체적으로 표현된 정조 임금의 고뇌, 붕당정치의 현실 속에서 이상을 구현하고자 하는 방법을 모색했던 젊은 청년들, 여인의 몸으로 뭔가를 보여주는 대물 김윤희, 열거하자니 너무 많은)포인트들을 무시한, 그저 흥미위주(솔직히 동방신기 팬들을 위주)의 청춘사극로맨스(?)정도쯤 될 줄 알았거든요.

원작 소장, 여러번 정독하고 너무나 좋아하는데,
이 드라마는 원작과 많이 다른 듯 하지만 또 다른 재미가 있네요.
뒷통수 맞은 기분입니다.

주인공들도 너무 매력적이고 좋지만,
그 외 인물들을 계속해서 입체적으로 그려주었으면 하는 바램! 가져도 되겠죠?^^




PS
그러고 보니 김태희 작가..
재밌게 읽었던 한국판 '칙릿' 소설작가와 이름이 같네요.
아마 동일인인듯.



latea님의 댓글  2010.09.24    
성균관 스캔들을 보면서 사람 관계는 물론 권력 구조, 심지어 대사례생중계(!)처럼 소소한 장면들도 지금과 많이 비슷해서 묘하게 재밌고 현실감있어요^^ 역사 교과서 사진 속에 있는 사람들 혹은 김홍도 아저씨 그림 속 인물들이 튀어나와서 옆에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저는 음.. 이선준이 '무언가'를 해주었으면 바라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는 답답한 현실이 바뀌기를...하는 마음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조선이야 원래 신분제 사회이고 기득권을 가지냐 못 가지느냐의 차이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고 또 그것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니 이선준과 김윤희가 서로를 이해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1화에서부터 과거시험을 보게 하려는 선준과 그럴 수 없다는 윤희의 다툼 등을 통해서 그런 갈등은 계속되어 왔으니까요. 페퍼님이 이선준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개떡을 줍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길 바라시는 이유도 이 때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걸 다 버리고 널 택하겠어'의 마인드는 이 시대와 어울리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현실감 가득한' 이 드라마에서 기득권의 중심에 서 있는 선준이 무언가를 해주었으면 합니다. 그가 지금까지 전해온 '선하고 올바른 것에 대한 믿음'이 현대의 우리에게도 와닿았으니, 그가 하는 결단도 분명 지금의 사회에 일어날 여지가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혹은 한낱 저의 바람일지도.) 현대는 신분제가 존재하지도 않을 뿐더러 '만인평등'을 법에 공시해 놓은 평등사회입니다. 빈부격차는 있을 수 있으나 기득권을 가진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러한 평등사회의 모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 기득권을 가진 자들이 그들의 개인적 영달을 모두 버리고 사회와 기득권을 공유하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적어도 그들이 가진 힘과 권력을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이용'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그들의 힘이,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내려오려 하지 않는 사람들을 억지로 옆에 앉혀 놓아봤자 위화감만 조성하거나 진정한 조화 혹은 -이 드라마에서는- 진정한 근대를 이룰 수 없지 않을까요. 어쩌면 저는 거대한 권력을 가진 자들의 '개과천선'을 원하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앞으로 선준과 윤희와 하인수의 관계가 궁금합니다. 하인수, 그는 페퍼님 말대로 삐져있고 또 은근 로맨틱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그 역시 청춘이기 때문에 어쩌면 이선준보다 더 혼란스러워할 그의 선택이 궁금합니다. 걸오는 뭐... 이미 제 맘속에 들어온 분♡이므로 그냥 믿습니다!!ㅎㅎ



ahstnsdl님의 댓글  2010.09.29    
그저 저는 솔직히 믹키유천군의 보이스에 넘어가 동방신기곡들을 들었던 사람인지라,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지만, 그의 대사톤이나 표정연기가 얼마나 극속에 녹아드는지에 지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보고있습니다. 누가보면 가장 쉬운 역활을 신인이라 맡았다고 하지만, 저는 달리 생각했습니다. 아 이 친구가 꽤 욕심을 냈구나, 어찌 이리 가장 표현하지 쉽지 않은 역을! 그러나 동방신기속에서 그 친구를 관찰한봐로는 아마도 훌륭하게 그 역을 소화해내고자 부단히 노력하지 않을까, 그래서 종국에는 성공하지 않을까하는 기대와 호감을 가지고 성스는 매회 부지런히 챙겨보고 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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