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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성균관 스캔들 제 14 화 - 믹키유천 잡담
2010-10-18 , Monday

*14회는 - 드라마 자체로만 보면 딱히 할 이야기는 없네요. 연출 인력까지 더 투입하며 속도를 내어 촬영했다는데, 그 여파가 드러난 회인가 싶기도 합니다. 재미가 없지는 않은데, 스토리는 분명 고조되어 가는데, 오히려 예전 조용한 가운데서도 받았던 꿈틀대고 일렁이는 느낌, 불꽃이 탁탁 튀기는 느낌은 덜합니다. 특이한 방식의 연출이나 화면 앵글도 좀 줄어든 느낌이고, 뭐 어쩔 수 없겠지요.

*연기들도, 극의 분위기를 따라가서 조금 양식화된 느낌이랄까요. 아무래도 젊은 연기자들이니까요.

*'이때다'하고 믹키유천 잡담을 조금 할까하는데, 사실 이번회에서 믹키유천은 꽤 재미있었습니다.

*믹키유천만은 - 특별히 더 연기를 잘 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 좀처럼 양식화가 안되는 겁니다. 이건 일종의 노선 문제입니다. 그걸 보면서 제가 머리에 떠올린 건 '팝'이라는 코드입니다.

*'팝'이란 건 사실 음악적 코드만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팝아트도 있고, 또 문화전반에 '팝적인 코드'가 들어갈 수 있죠. 그건 '대중문화적' 코드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또는 근대의 '양식적 문화'에 반하는, '탈양식적 문화'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팝은 그러니까 가장 진부할 수도 있고, 또 가장 새로울 수도 있는 거죠.

*가령, 드라마나 드라마 연기에는 일정한 문법이 있는데 이걸 묘하게 깨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최강희나 배두나가 그랬죠. 더 뒤에 나온 인물로, 정유미가 있습니다. '케세라세라'에서 그녀가 보여준 연기야말로 정말 '탈양식적'이었죠. 남자는 박해일이나 양동근 같은 인물일테고요. 이런 사람들은 선배 연기자들이 하던 방식과는 조금 다른 연기를 합니다.

가령 눈물나는 장면에서, 눈물을 진짜로 주르륵 흘리거나, 애달픈 울음소리를 실감나게 잘 내면, 그건 '고전적인 방식의 우는 연기'죠. 그런데 사람이란 건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펑펑 울어야 하는 상황임에도, 그냥 멍하니 있는 사람도 있고, 희미한 미소를 짓는 사람도 있을테고, 컴퓨터를 분해하거나, 양말을 세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게 더 현실에 가까운 모습일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다 다르니까요.

그런데 만약 어떤 연기자가 컴퓨터를 분해하면서, 램카드를 빼면서, 지독한 슬픔을 그 나름의 연기로 표현한다면? - 그런건 탈양식적이죠. 별로 적합한 예는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그렇습니다. 그건 노력 보다는 일종의 감각의 문제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정말로 그건 감각의 문제입니다. 일종의 선택이기도 합니다.

*믹키유천은, 그 선택의 방식이 반반입니다. 사실은 '반반'이라는 게 더 신기합니다. 탈양식적인 연기자들은, '스타일' '개성'이라는 이름으로 탈양식적 연기를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이미 그런 것을 받아들이는 토양도 만들어져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믹키유천은, 굉장히 고전적인 방식으로 연기를 하고 있는데에도, 묘하게 '탈양식적'입니다.

*결과는 - 가끔 그를 중심으로 대단히 이상한 장면이 만들어집니다. 전 이 드라마를 시청할 때에는, 믹키유천을 비롯한 젊은 연기자들의 연기에는 사실 크게 주목하지 않습니다. 초기 감상글에서 말했듯, 저는 여기서 '지켜보는 자들'인 나이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훨씬 더 재미나게 감상하고 있고, 그게 없다면, 이 드라마를 꼬박꼬박 챙겨 보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번 회에서도 저를 가장 움직이는 건, 정조와 정약용의 씬이었습니다.

*'젊은이들의 이야기'쪽은 좀 떨어져서 보는 겁니다. 로맨스극을 늘 그렇게 보진 않는데, 이번에는 어쩐지 그렇게 되네요. 그런데 어느 순간에, 절 뒤돌아보게 만드는 장면을, 믹키유천은 만듭니다. 그런 장면들은 그가 맹렬하게 연기를 하는 부분(많지 않았지요)이 아닙니다.

가령 그가 대청마루를 걷는 장면 같은 겁니다. '뭔가 이상하다'라고 생각하고는 그냥 지나쳐버렸습니다. 그리곤 또 어느날 그가 어디에 앉아있습니다. 또 뭔가 이상합니다. 그냥 그가 서 있는 장면이고, 그가 무언가를 바라보는 장면 같은 것들 입니다. 이건 꽤 많이 반복되었지요. 아마 찾아본다면, 1,2회부터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장면들이 무언가 생각해보았더니, 그건 '탈양식'이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가 좀 다르게 걷는 겁니다. 다른 방식으로 앉아있고,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는 거죠. 이제껏 드라마에서 나오던 기존 연기자들의 방식들과는 다르게 말입니다. 말하자면, '개성파'가 된것인데, 이 사람이 그걸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게 깊은 곳에 숨어있다가 그런 장면에서 스르륵 흘러나오는 겁니다. 그런데, 그 힘은 꽤 셉니다.

생각해보니, 이 이야기를 슬쩍 언급했었군요. 그런데 이번 화를 보면서는, 드라마의 톤이 '약간 평범해진' 듯한데, 믹키유천만은 여전히 '이상하게' 보여서요. 좋다, 나쁘다를 말할 계제도 아니고, 또 아직 큰 힘을 가진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분명 그의 '이상함'은 꽤 재미나게 존재합니다.

*6개의 이야기가 남았네요. 이젠 연출이고 뭐고, 새롭게 전개될 '화끈하고 재미난 이야기'들이 모든 몫을 하겠지요.

*그렇지만, 제게 이 드라마의 가장 뜨거운 러브 스토리인, '정조-정약용'은 이미 '정해진 결말' 상태라서요. 유아인이 인터뷰에서 했다는, '해피엔딩이 아니길 바란다'라는 말에, 어쩌면 담담한 찬성을 보내고 싶은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연출팀이 다시 원래 편제로 변경되었는다고 전해들었는데, 초기에 보여주던 '독특한 연출'방식을 보면서 시청을 마무리할 수 있다면 - 아주 즐겁겠습니다. 팝적인 감각을 가진 연기자는, '팝적인 감각을 가진 연출자'를 만날 때, 엄청난 힘을 발휘하죠. '성균관 스캔들'은 조금은, 아니 꽤 그런 감각을 가진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믹키유천은 정말 여러모로, 좋은 첫 작품을 만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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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와 관련해서 빠뜨린 중요한 이야기: 바로 김갑수입니다. 우리나라 중견 연기자들 중에서, 가장 '팝적인 코드'를 수용할 수 있고, 소화해서 보여줄 수 있는 사람 중의 한명이, 그것도 과격한 형태로가 아니라, 마치 믹키유천처럼 고전적인 연기틀을 유지하면서도 보여주는 사람이 바로 김갑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지난 '신데렐라 언니'에서 보여준 김갑수-문근영 간의 케미스트리를 보세요. 전 그 작품을 보진 않았는데, 그들이 나오던 시기나 씬만은 꽤 챙겨보았습니다. 김갑수가 그런 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역시 그런 코드를 '조금'은 가진 문근영과 만들어내는 힘이 굉장했지요. 그가 주진모와 처음으로 공중파에서, 동성애를 다룬 드라마를 할 수 있었던(정말로 매력적인 드라마였습니다) 것도 바로 그 힘입니다. 그건 다른 누구도 해낼 수 없는 연기였죠.  

이번 드라마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늘 책상을 마주하고 앉아 이야기만 합니다. 대단히 단순하죠. 그런데 믹키유천은, 김갑수 앞에서 가장 편하게 열립니다. '팝-팝' 협연, 혹은 '탈양식-탈양식' 스타일의 협연이 시작되는 거죠. 그냥 '이야기하는' 장면들일 뿐인데도, 시청자들에게 이상하게 깊은 인상을 줍니다. 두 사람은, 뭔가 다르게 연기하고 있는 겁니다. 둘이서 함께요. 여기서 믹키유천은 가장 편하게 '그 요소'를 꺼내며, 김갑수는 이러한 요소에 대단히 섬세하게, 대단히 능숙하게, 대단히 치밀하게 화답해줍니다. '말-말' 보다, '표정-표정'과 '눈빛-눈빛'을 보면, 그것이 훨씬 더 드러납니다. 형사반장과 신참 형사로 두 사람이 작품 하나 하면, 정말 아찔할 겁니다.

먼 훗날에 말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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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stnsdl님의 댓글  2010.10.18    
또 한편의 멋진 리뷰 감사합니다.
드라마를 그닥 많이 시청하지 않는 편인데, 피파니아님의 글을 읽다보면, 아~ 저런 방식도 있는거구나하는 탄성을 내게 됩니다.
박유천군이 연기를 해서 너무 좋았는데, 첫 작품이 또 좋아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대성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대부분 또 그렇게 평해서 기분이 좋더군요.



kye0919님의 댓글  2010.10.19    
저도 박유천군이 혼자 걷거나 서서 어딘가를 바라볼 때 그 이상한 기운을 느끼면서 봤어요. 제 경우는 사진,그림을 볼 때 처럼 시간이 느리게 가는 듯한 묘한 느낌이 든다 생각했습니다. 사극에 더할나위없이 어울려요. 가장 사극 같단 느낌이 받는 부분이 부자 독대씬을 포함한 그 두 순간입니다. 오가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수만금의 무게가 전해지는 느낌이라 그 기품있는 분위기가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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