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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뮤지컬 콘서트'의 또 다른 주인공 - 음향
2010-11-05 , Friday

1

지난 10월 7일부터 4일간에 걸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던 '김준수 뮤지컬 콘서트'의 또 다른 주인공은 단연 '음향'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공연 자체를 보느라고 정신이 없어 자세히 이야기할 틈이 없었지만, 사실 당일날, 음향 자체 때문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뮤지컬 팬들에게야 낯선 공연장일지 몰라도, 체조경기장은 가요팬들에게는 대단히 익숙한 곳입니다. 그런데 다른 '체육관 공연장'들과 마찬가지로 음향 상태는 열악하기 짝이 없습니다. 가끔 해외 아티스트들이 내한했을 때 상당히 좋은 음향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국내 가수들 공연은, 대체로 '거기서 거기'였습니다. 아주 나쁜 경우가 있고, 그냥 들어줄만한 경우가 있었을 뿐, '좋은 경우'란 대단히 드물었습니다. 소리가 뭉쳐들리거나, 가수의 소리가 왜곡되거나, 고음은 찢어지고 베이스는 너무 큰 경우가 비일비재했습니다. 공연 경험이 많은 최정상급 가수들이 서는 곳임에도 그랬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평균 이상의 음향은 나오리라 기대는 했습니다. 뮤지컬계는 공연 음향에 관해서 꽤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풍토가 어쨌든 자리잡혀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38인조 오케스트라와 앙상블들까지 가세했으니, 오히려 소리가 더 어지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그런데 공연이 시작되고, 오케스트라가 울려퍼지고 앙상블들이 합창을 시작하는 순간, 정말이지 깜짝 놀랐네요.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깨끗하게 들리는 것은 물론이고, 합창단원들의 소리마저도 선명하고 안정감있게 들리는 겁니다. 주인공 시아준수가 나오기도 전인데, 그 음향을 듣는 순간, '티켓값은 건졌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시아준수의 소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작은 소리'와 '큰 소리'의 차이가 상당히 큰 가수인데, 이전 공연들에서는 '큰 소리'를 그가 낼 때면, 볼륨이 낮아져버리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물론 곡의 흐름이나 전체 앙상블을 위해서 소폭 조정하는 경우야 가능하고 예상할 수 있는 일입니다. 또 그에게만 해당하는 일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작년 동방신기의 일본 투어같은 경우에는 그 현상이 너무 심해서 팬들의 원성이 쏟아질 정도였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동방신기의 한국 콘서트 역시 '소리'를 편안히 감상하기엔 쉽지 않은 환경이었지요. 그렇다보니 언제쯤이면 그의 목소리가 가진 대역폭 전체를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이루어질 줄은 몰랐네요. 올해의 뮤지컬 공연을 통해서 우리는 정말이지 이 사람의 소리를 시원스럽게 어느 한 부분 놓치지 않고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체조경기장에서도 과연 그 시원스러움이 재연될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깜짝 놀라울 정도로 훌륭한 음향이 청중들을 맞이해주었습니다. 오히려 공간이 크다보니 세종문화회관과는 또 다른 - 장대하고 화려한 느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 더욱 즐거웠습니다.


2

'김준수 뮤지컬 콘서트' 음향 디자이너 권도경 감독의 몇마디

이번 공연의 음향 디자이너는 우리나라 대형 뮤지컬 작품의 음향을 도맡다시피하고 있으며 뮤지컬 관련 시상식에서 음향상을 수차례 수상한 권도경 음향감독(사운드밸리)입니다.  여건상 인터뷰를 하지는 못했으나, EMK뮤지컬컴퍼니 홍보팀에서 간접적으로 짤막한 '멘트'를 받아주셨습니다. 그 내용입니다.


"많은 음향 스태프들이 '체조경기장은 어려운 공연장이다, 많이 울린다'라고 얘기 하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저에게 올림픽 체조경기장은 이번 콘서트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가서 보니 생각 이상으로 정말 많이 울리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극장과 달리 흡음 시설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모든 소리를 다 반사시켜버리는 상태였고, 그래서 소리가 빠져나갈 수가 없기 때문에 정말 많이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콘서트 장의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악조건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쑥스러워하며) 이번 콘서트에서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핀마이크 40개를 사용해서 공연을 잘 끝냈다는 것입니다. 핸드마이크가 아닌, 핀마이크 한두개가 아닌, 핀마이크 40개로 콘서트를 올렸다는 것이요. 사실 핀마이크 1~2개도 쓰기 힘든데, 이번 콘서트에서 제가 처음 시도했습니다. 국내에서 핀마이크 40개의 공연 사용은 아마 유일무이하지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말 저 스스로도 직접 해보면서 놀란 부분입니다."

"이번 콘서트에 대한 욕심과 열정이 있었기에 엔지니어로서 당연히 쓰고 싶었던 장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스케줄이 맞지 않아서 그 장비들은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장비가 정말 중요하기에 아쉬운 부분이 분명 있지만, 다행히 충분히 해냈습니다. 사실, 콘서트 때 제가 원하는 포지션에 장비들이 들어갈 수 없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만약 모든 것이 충족되었더라면 조금 더 좋은 소리를 만들 수 있었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콘서트와 뮤지컬이 크게 다르진 않았습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어느 자리는 잘 들리고, 어느 자리에서는 잘 들리지 않는지를 파악하는데 가장 주력해서, 소리의 사각지대를 없애는데 신경을 썼습니다. 사실 이것은 어떤 뮤지컬에서도 항상 기본적으로 중요한 부분입니다. 정확한 튜닝을 위해 노력했고 콘서트에 맞는 물량으로 에너지를 냈습니다."

"출연하는 배우와 장면에 따라 함성의 크기가 분명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감안하고 리허설을 합니다. 관객들이 조용히 관람할 때와 함성을 지를 경우는 그 차이가 굉장히 큽니다. 따라서 관객의 함성을 이길 만한 물량 (스피커의 종류, 수량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종문화회관 1월 뮤지컬 모차르트! 초연 당시, 사운드 디자인을 맡았기 때문에 어떤 엔지니어보다 작품에 대한 이해가 있었고, 그 점에서 이번 콘서트에서 적절하게 사운드 디자인을 하는데 수월했습니다. 그래서 좋은 음향을 들려드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 궁금한 부분들이 많은데, 따로 2차 질문을 안 드리고 들려주신 이야기만 옮겼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요. 바쁜 가운데에서도 답해준 권도경 음향감독에게, 또 그것을 전달해준 EMK뮤지컬컴퍼니 홍보팀에게도 감사드립니다)


3

남은 이야기 조금

이번 공연의 음향 셋업은 3일간 밤을 새면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위에서 권도경 감독은, '여건 때문에 쓰지 못한 장비가 있어서 안타깝다'라고 했는데, 공연 이틀째 촬영을 하려고 들어왔던 DVD팀이, 음향장비들과 연결해서 녹음을 하면서, '설치된 음향장비들이 너무 훌륭하다'고 연신 감탄했다고 합니다. DVD의 소리도 공연장 음향만큼이나 훌륭하게 나오길 기대해마지 않습니다.

DVD의 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최소 2개월은 더 작업을 해야할 것 같다고 합니다.

이번 공연에서 경험한 체조경기장의 음향이 꼭 우리나라 다른 가수들의 공연장에서도 들려지는 날이 오길 기대해봅니다. 우리나라 뮤지컬계가 이만큼이나 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데에는, '음악' 그 자체의 전달에 주력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이 큰 몫을 합니다. 가요계도 공연장 음향만큼은, 이 정도가 '기본'이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전문가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공연 주최자들이 먼저 '욕심'을 내고 그만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합니다. 현장의 엔지니어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치밀하게 준비하면 된다는 것을 이러한 기회들을 통해서 실감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펌 허용/피파니아닷컴 piffania.com]


 


*감사!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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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0731님의 댓글  2010.11.05    
그의 목소리가 가진 대역폭 전체를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을까 ..
이부분 저도 공감합니다.. 이번에 정말 시원하게 감상했네요.. ㅠㅠ
감사드립니다.. 다른 걱정은 잊고 준수군의 목소리에 집중하게 해주신 모든것.



cello님의 댓글  2010.11.05    
공연을 보면서, 이런 호사스러움을 누릴 수도 있구나..!! 싶은 생각에 내내 감탄의 연속이었습니다.^^ㅎㅎ 올 한해 통장 출혈은 사실 좀 심했지만^^;; 그래도 이렇게나 마음 풍요롭게 음악의 만찬을 양껏 즐겨본 적이 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수고 많이 해 준 준수군에게 너무 고맙고, 또 이렇게 뒤에서 많은 정성 쏟아주신 유능한 스텝분들께도 너무너무 고맙네요~
좋은 정보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수련님의 댓글  2010.11.05    
가수는 '목소리'가 생명인데 말이죠.가수팬에게 제일좋은 환경은 역시나 음향이 완벽할때인거같아요.보통가수들공연이 끝나면 카메라나 의상이나 이런저런 얘길 많이하는데,음향이 나쁘면 모든게 나쁘다...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구요.준수군이 저런 프로의식 철저한 음향팀과 공연했다는것이 기쁘네요^^



김민정님의 댓글  2010.11.06    
운좋게 세쨋날 공연을 음향팀(카메라와..연출님과..여러 스탭분들.). 바로 옆자리에 앉아 볼 수 있었습니다.
장단점이 있는게 무전기로 언제 누가 등장하고 조명을 어떻게 하고 누구 마이크를 올리고 내리고 하는 모든 순간들을 미리 알 수있었다는 것이 장점이고 단점은 스탭들 지시 소리에 감정선이 종종 흐트러졌다는 거죠..ㅎㅎ
둘째날 '여기는 빈' 부를 때 배우분 한분의 마이크가 올려지질 않아서 한소절이 통째로 날아갔었죠. 그래서 세쨋날 옆에 앉았을때 음향감독님의 손을 유심히 보았답니다. 노이즈가 섞일때마다 분주하시더군요. 완벽할 순 없지만 사람 욕심이 끝이 없는게 아주 작은 울림도, 노이즈도 없기를 바랬지만..
핀마이크 40개..ㄷㄷㄷㄷ 네..모든 배우분들이 mc를 제외하고는 다 핀마이크를 착용하고 계셨죠..체조 경기장에서 나올 수 없는 소리에 그렇게 놀랐으면서도 왜 잊고 있었을까요..잠시나마 흘겨봤던 것을 사과드립니다..(__)
디비디에서는 좋은 음향을..적어도 라이브로 들었을 때와 비슷한 소리라도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라이브의 감동을 반으로 싹뚝 잘라먹는 실황디비디는 돔콘에 이어 thanksgiving live로 족해요ㅠㅠ



영워니님의 댓글  2010.11.06    
음향에 그런 비밀이 있었군요! 직접 콘서트에 가서 보지못한 안방팬으로선 DVD에 모든 기대를 걸게 되네요....^^



라름쓰님의 댓글  2010.11.06    
체조경기장이라 하면 으례 음향이 좋지 않다는 선입견을 가지게 마련이고 사실 주위에 적지않은 수가 이 때문에 공연을 포기했습니다.
깨끗하고 웅장한 울림에 이런 수고가 있으셨다니!
앞으로 나올 DVD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는데요 ^^
개인적으로 관객과 배우들의 교감이 좋았던 3일째 공연을 찍는게 좋지않았을까 아쉬운 소리도 해보는데요..(민영기 씨의 대주교가 너무 좋습니다!)
음향이나 배우들 컨디션은 두 번째 날이 가장 좋아보이더군요.
콘서트와 뮤지컬이 다르지 않다고 하신 권도경 감독님의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밍기뉴님의 댓글  2010.11.06    
막공을 B석에서 관람했느데도
음향이 좋아서 놀랐었죠.

JYJ 잠실 콘서트에서도
재중, 준수의 '작은 소리, 큰 소리'를 맘껏 들었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특히 뚜껑 날아가게 시원한 소리좀 실컷 들어봤으면.



빵녀님의 댓글  2010.11.06    
체조경기장이라서..예전 콘서트를 상상하며 음향에 대한 별 기대 없이 호기심에 갔는데 굉장히 만족했습니다.^^ 오히려 세종에서는 주위 사람들의 움직임이나 말소리가 잘 들려서 신경이 쓰였는데, 체조경기장에서는 규모가 커서 그런지..주위 사람들의 방해(?) 없이 '소리'를 즐길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권도경 음향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잠실 '뚜껑'콘도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가게 되었는데ㅋㅋ 부디 좋은 음향으로 반겨주길 바랍니다.



정신차리자님의 댓글  2010.11.06    
역시 그랬군요. 저도 음향에 정말 놀랬거든요. 조금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전문공연장이 아니니까 음향이 많이 안좋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나 시원시원하게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토피아님의 댓글  2010.11.08    
저도 체조경기장의 음향시설을 직접 경험해 본 사람으로써 많은 걱정을 했는데, 오케스트라 반주가 시작되면서 깜짝 놀랐어요. 체조경기장 구석탱이에서도 이런 생생한 라이브를 들어볼수 있다니!! 하면서 오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역시 여기엔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군요~
+오타 발견입니다. 3번 남은 이야기 셋째줄 ' 음향징비들과 연결해서 녹음을 하면서' 음향징비 오타요~^^



box님의 댓글  2010.11.09    
콘서트를 보러 가면서 그 연출가와 조명, 음향 감독님은 사실 거의 신경 쓰지 않아 왔지만
사운드밸리 권도경 음향 감독님..은 꼭 기억해둬야 겠다는 생각했습니다.
욕심이라면.. 언제 또 JYJ의 공연에서 다시 만나뵐 수 있기를.



머플님의 댓글  2010.11.14    
사실 체조경기장에서 처음 공연한다고 했을 때, 배우들의 원숙한 연기력과 세종에서 보았던 그 때의 느낌을 다시 보고 싶어서 그 느낌을 기대하고 공연에 갔지, 음향은 정말 기대하지 않고 갔습니다. 해외가수가 내한해서 음향을 셋업했다고 해도 실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뮤지컬이 아무리 음악에 예민하게 굴어도 체조 특유의 그 소리는 이겨내지 못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굉장한 음향에 정말 즐겁게 관람하고 왔습니다. 아마 공연하신 배우분들도 이런 정교한 음향시스템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더욱더 자신의 역량을 살리면서 공연하시지 않았나 싶네요. 이런 음향을 국내에서 계속 만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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