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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 잡담 - 콘서트 & 자작곡 & 멤버들
2011-02-09 , Wednesday

콘서트

*비스트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보니 꽤 많이 쌓였네요. 우선 이들은 처음으로 단독콘서트를 지난 12월에 했지요. 전, 본 공연은 사정이 있어 안타깝게도 못 보았는데, 대신 현장에서 업계 지인들과의 약속이 잡혀 우연찮게 전날 리허설을 전부 다 보았습니다. 구성이 두어가지를 빼면 아주 매끄럽고 재미있더군요. 라이브를 위한 편곡들도 괜찮았고요. 무엇보다, 멤버들의 보컬력을 자랑하는 데 촛점을 맞춘 무대들이 많아서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음향'이 리허설 당시에도 안 좋았는데, 당일에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전해들었습니다. '보컬력을 자랑하려면' 음향이 좋아야합니다. 요즘 계속 음향 데모를 하게되네요. 공연팀!! 앵콜 공연에서는 음향 업그레이드 부탁합니다!

*공연을 마친 비스트는 말이에요 - 방송을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콘서트는 '보약'이죠. 네, 그건 아주 잘 압니다. 그렇지만 그런 법칙이 실제로 늘 발현되거나 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비스트는 정말로 '콘서트 보약'을 먹었더군요. 단독 콘서트 전과는 정말이지 기세가 틀리던데요. 곡에 대한, 무대에 대한 장악력이 단번에 업그레이드된게 손에 잡힐 듯 느껴지더군요. 내년 공연을 마치고 나면 어떻게 될지 기대됩니다.


자작곡

*비스트 멤버 2명씩 짝을 지어 (양요섭-용준형, 윤두준-손동운, 장현승-이기광) 자작곡을 발표했습니다. 콘서트에서도 불렀고, 지난 12월 23일 엠카운트다운 방송에서도 무대를 가졌죠. 그런데 말이에요.

이거 좋던데요. 정말 좋더군요. 사실 재작년부터 이 팀을 지켜보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이 팀 자체와 이 팀이 내놓는 곡에 약간의 괴리가 있었습니다. 무대 적응기를 지난 멤버들은 훨씬 더 업그레이된 음악을 소화할 준비가 된 것같았는데, 그들이 가지고 나오는 곡은 알맹이도 나름 있고 재미있긴 했지만 멤버들의 개성을 다 담기에는 다소 못 미치는 느낌이었습니다. '비스트의 색깔'을 만들어내기보다는, 트렌드를 의식한 느낌이 강한 곡들이 아닌가 싶더군요. 그런데 비스트는 그러한 방향만을 추구해야할 필요가 없는 팀입니다. 이렇게 에너지가 강한 팀은 자기 음악을 보다 강하게 밀고 나가는게 맞는 답인 겁니다.

파트 배분도 다소 기계적으로 이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예상할 수 있는 파트를 예상할 수 있는 멤버가 부르죠. 그룹 보컬이야 그런 경향이 있긴 하지만, 사실은 더 섬세해야합니다. 한 멤버 한 멤버의 역할, 그리고 두 멤버별, 세 멤버별로 각 목소리의 조합이나 연결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파고들어가야합니다. 사실 이것은 외부인이 얘기해봐야 별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인들이, 그리고 함께 하는 음악팀이 자각하고 만들어가야할 핵심적인 부분이니까요.

그런데 지금 이 얘기를 하는 까닭은 - 바로 자작곡에서는 위의 문제들이 한걸음 더 나아간 방식으로 제시되는 느낌이었던 겁니다. 가령 리드보컬리스트 요섭은 탁월한 역량을 가진 보컬리스트인데 그의 역량이야말로 정말 제대로 드러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절정부의 내지름을 그에게 맡기는 정도로만 만족하는 인상이었달까요. 그의 절묘한 음색이나 조율력은 도무지 비스트의 활동곡에서는 느끼기가 힘들었습니다. 좀 답답할 정도였지요. 그런데 자작곡 Thanks to를 듣자마자 시원한 느낌이 몰려들더군요. 바로 이런 게 듣고 싶었던 겁니다.

*이기광과 장현승의 Let It Snow도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이 곡 또한 예전 비스트의 레퍼토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콰이어트스톰(quiet storm: 무드있고 달콤한 R&B계열) 감각의 R&B 넘버죠. 그러면서 살짝 파워풀하고 꽤 무게있는 라인의 보컬을 실었습니다. 전 이기광의 경우, 시트콤이나 버라이어티 오락프로그램에서 보여주던 귀여운 이미지보다는 음악적으로는 좀 다른 이미지를 추구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목소리가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른, 보다 스타일리쉬한 표현 쪽이 어울리는듯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곡에서 딱 그렇게 다른 이미지를 내보이더군요. 좋던데요. 장현승은, 목소리의 힘이 좋은 사람이죠. 그래서 힘을 많이 싣는 형태의 이번 보컬과 잘 매치됩니다. 두 사람 다 아직은 플로우가 거칠고 음색도 덜 다듬어진 형태지만 그건 처음이라서 그렇겠죠. 이러한 방향을 앞으로도 계속 추구해보길 바랍니다. 이기광은 스타일리쉬하게, 장현승은 파워풀하게 가는 것 말입니다.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Thanks To도 마찬가지지만, 이 곡에서 두 멤버는 자신들의 잠재력을 꽤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건 가수에게 정말 중요한 일이죠.

*손동운과 윤두준의 '문이 닫히면'도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윤두준은, 꽤 두터운 R&B적 음색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우리나라 아이돌 가수 중에서는 드문 케이스죠. '진한 R&B 발라드'에 어울리는 목소리인데 그동안의 비스트 넘버들에선 그런 곡이 거의 없었죠. 그런데 이번 곡에선 그런 시연이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손동운은 정직하고 직선적 스타일의 보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죠. 댄스 음악이나 R&B 음악을 하려면 좀 더 그루브감을 강화해야하긴 합니다. 그런데 이 곡 자체로 보자면 스탠더드한 느낌도 꽤 들어가있어 두 사람이 가진 조금 다른 계열의 목소리가 곡의 맛을 살리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좀 더 강약을 조절해주면 훨씬 더 재미난 결과가 나올듯 한데요. 그건 계속 시도할수록 자연히 강화되는 것이라, 이들의 무대 또한 좀 더 보고싶었는데 아쉽더군요.


멤버들

*자작곡들의 무대에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멤버들이 가진 보컬의 개성입니다. 보컬그룹의 앙상블에서, 사실 가장 재미있는 것은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입니다. 같은 계열의 목소리가 합해질 때에는, 코러스를 듣는 기분이 들지만, 다른 계열의 목소리가 잘 어울리게 되면, 한결 역동적인 결과가 나오죠. 비스트는 각각의 멤버들이 다른 계열의 목소리를 가진 팀입니다. 양요섭이 명징한 목소리로 모든 계열을 두루 두루 잘 소화해내는 한편, R&B적인 힘이 강한 윤두준이 한켠에 있고, 스탠더드한 손동운이 또 다른 한켠에 있고, 장현승과 이기광은 꽤 독특한 느낌의 보컬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지금도 이들의 무대를 보는 건 상당히 즐겁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려면, 더 치밀해지고 또 더 경험을 많이 쌓아야합니다. 목소리가 가진 힘의 방향이 다 틀리기 때문에, 때로는 조화를 이루고 때로는 충돌을 하는데 그것을 계산해내면서 목소리를 맞춰나가야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공연의 리허설 현장을 보니, 상당히 자유분방하게 보컬을 맞춰나가고 있더군요. 리허설 중에 '너무 심하게 애드립을 하지말자'라고 의견교환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앙상블을 맞추기 위해서는, 꼼꼼하게 계산적으로 나아가는 법이 있고, 자유롭게 에너지를 분출하면서 나아가는 법이 있을텐데, 이들은 후자의 팀인 셈입니다. 두 방식 다 각각의 장점이 있죠. 자유로운 방식을 택한다면, '정교함'을 보강하는 노력을 더하면 됩니다. 자칫 거칠어질 수 있으니까요. 다른 글에서 언급했던 - Thanks To의 음원과 첫 방송 무대, 두번째 방송 무대가 달라졌던 것 같은 방식의 '치밀함' 말입니다.

이번 자작곡 무대를 계기로, 또 연이어 진행되는 콘서트를 경험삼아, 새로운 팀 앙상블의 도약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또 하나. 자작곡들의 팝적 감각이, 기존 넘버들보다 오히려 훨씬 더 제대로였다는 사실은 이들과 함께 하는 음악팀이 꼭 인지해주길 바랍니다. 팝적인 것이 무조건 능사는 아닙니다만, 비스트 멤버들의 보컬적 바탕은 명백히 '팝적 계열'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팝 넘버들을 커버했던 방송이나 무대가 거듭 거듭 음악팬들에게 회자되고 감상된다는 것을 보아도 그것을 분명합니다. 그 힘을 제대로 발휘시키려면, 기존 곡들이 가졌던 절충적 성격보다는 좀 더 선명하고 전진적인 색깔을 내는 곡을 가져오고 만드는 데에 매진했으면 합니다. 멤버들이 자신들의 음악 스타일을 잘 아는 듯 보이고 음악팀도 전력을 다하고 있는 듯 하니,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리라 생각합니다. 반가운 소문도 들리던데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펌 허용/피파니아닷컴 piffania.com]




*이야기 시작은 1월에 했는데, 벌써 2월. 이렇게 미루다가는 앵콜 콘서트 시기를 넘길 것 같아서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지만 그냥 공개합니다.

*지난 연말의 가요 시상식 무대들은 사실 제대로 챙겨보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비스트가 나온 무대들은 거의 본 듯. 아주 재미있었어요. 양요섭의 활약이 발군이더군요. 짤막하게 얘기하고 지나가지만,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하지만 뭐, 이 사람 역량이야 언제든 튀어나올 시점을 기다리고 있는 것 뿐이니까요.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합동으로 부른 무대도 있던데, 비스트는 나중에 퀸의 Don't Stop Me Now 같은 곡을 한번쯤 공연에서 불러줘도 근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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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차리자님의 댓글  2011.02.28    
오~ 저 광화문 연가 가는데 양요섭씨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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