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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속 그녀들 - 정영주, 정선아, 옥주현
2011-10-07 , Friday

'(톡식히어로의) 정영주가 (렌트의) 미미를 하면 안될까'라고 하니, 뮤지컬팬인 지인들이 딱하다는 듯 쳐다본다. 본의아니게 뮤지컬을 꽤 보게 되었지만, 난 아직 뮤지컬 장르나 캐릭터의 정합성에는 큰 관심이 없는거다. 오로지 여전히 관심있는 것은, 보컬리스트들과 그 보컬뿐.

'톡식 히어로'에서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던 그녀의 보컬이 너무 반가워, 정영주가 출연했던 무대들을 온라인에서 찾아보았다. 그러다가 이 사람이 어딘가에서 가요를 부른 것을 보았는데, 거기선 전혀 R&B적 뉘앙스가 안 풍긴다. 이건 중견 여배우인 그녀가 속한 세대 때문일까? 그래서 놀랍다기보다는, 자연스러워보이기도 한다. '설마 그녀의 이런 흑인 음악적 소리들이 최근에 나오기 시작한 건가?' 싶어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찰나, 찾은 뮤지컬 '제너두'의 영상.

뮤지컬 제너두 속 정영주  - Evil Woman
이 목소리가 바로 '톡식 히어로'에 쓰이는 목소리다. 물론 '톡식 히어로'쪽의 음악이 좀 더 장르적으로 세고 그녀의 보컬도 훨씬 영글어 있지만 말이다.  차이를 따져보자면, 이때가 좀 더 원시적으로, 지금의 보컬은 더 유연하게 느껴진다(하지만 한쪽 느낌은 클립 하나를 보고 받은 것이니 정확할 리는 없고). 뮤지컬 제너두가 2008년 작품이었으니 이건 2008년 목소리인 셈이다. 그녀는 2005년 뮤지컬 '뱃보이'로 여우조연상을 탔는데, 이런 풍의 보컬을 언제 처음으로 했는지 은근히 궁금하다. 케이팝 세대 이전에, 이런 보컬을 구사한 사람이 워낙 드물어서 말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그녀의 몸. 옛날에(!) 누군가가 전설적 블루스 뮤지션 하울링 울프에게 '블루스는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그 대답은 좀 복잡하니까 생략하기로 하고, 당시 인상적이었던 건, 그것을 묻는 질문자의 간절함이었다. 그건 팝 역사에서 가장 본질적인 질문일 것이다. 나도 그 답을 찾는 사람이지만, 한가지만은 확실하다. 블루스는, 그 무엇보다도 일단은 '몸의 언어'인 것이다. 블루스는 머리가 아니라, 관념이 아니라 몸에서 나온다. 그건 분명하다. 따라서 몸을 흔들지 않는다면 블루스는 나올 수가 없다. 고난이도의 춤이든, 그저 발을 쿵쿵 굴러 박자를 맞추는 것이든 - 몸의 리듬을 따라야 한다. 그런데 이 노래를 부르는 그녀의 몸은, 정말이지 제대로 '흔들'리고 있다. 그리고 그 자체에 대한 그녀의 즐거운 몰입이 보는 이에게까지 느껴지고 있지 않은가. 정말 특이한 인물이다.

이 '정수'를 보여주는 것이 '톡식 히어로'이기도 하다. 여시장이 '화끈한 춤'을 보여주기 때문. 2011년의 나의 '팜므파탈'은, 농담 아니고 정영주다(그녀는 '쳇!'이라고 하겠지만).



뮤지컬 제너두 속 정선아  - Magic
그런데 정영주를 보다보니, 관련 동영상에 정선아가 뜬다. 그녀가 바로 이 뮤지컬의 여주인공을 맡았던 것.  이 작품은 제목처럼 '올리비아 뉴튼 존'과 그룹 ELO의 넘버들을 사용한 쥬크박스 뮤지컬이라는데, 그녀가 부른 Magic은 올리비아 뉴튼존의 넘버다. 위의 Evil Woman은 ELO의 넘버. ELO은 왕년의(80년대), 상냥한(?) 일렉트로닉 락그룹인데, Evil Woman도 상냥하게 부른다. 그걸 정영주가 아레사 프랭클린 풍으로 부른 거다. 흐흐. 우리나라, 요즘 정말 재미있다.

올리비아 뉴튼 존은 정말 예쁜 금발 머리 미녀 싱어였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사람이다. 난 그녀의 목소리를 꽤 좋아했던 것 같다. 정말 매력적인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당시 유명한 DJ가 라디오에서, '올리비아 뉴튼 존은 사실 노래는 못 하잖아요'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런가? 싶었는데, 지금도 그런가? 싶다. 그 사람은 도대체 뭘 원했던 걸까.

좀 딴 이야기이긴 한데 - 예전에 어느 친구 한명이, '김동률이 사실 노래를 잘 하는 게 아니잖아?'라고 말했을 때도 기억난다. 지금도 물론 김동률은 노래 잘 하는 가수지만, 그 당시엔 그런 식으로 노래를 해내는 가수들이 상대적으로 정말 없었기 때문에 - 더욱 갸우뚱했다. 그 또한 뭘 원했던 걸까.

그런데 사실 그들도, 올리비아나 김동률을 깎아내리려고 말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두 사람이 그만큼 개성적이고 인상적이라는 걸 칭찬하려고 꺼냈던 이야기. 올리비아 뉴튼 존은 올리비아 뉴튼 존으로서, 김동률은 김동률로서 정말 '존재적 힘을 가진 가수들'중에선 단연 으뜸이니 말이다.  그러니 '노래를 잘 한다'라는 말은, 정말 우주 만큼이나 무한한 범위를 지닌 이야기다. 그리고 티끌만큼이나 무의미하기도 하다.

다시 정선아. 그렇게 매력적이고 자기 목소리의 특성이 분명한 올리비아 뉴튼 존의 노래는, 정말 부르기 어려운 노래라고 생각한다. '잘 부른 노래'도 따라부르기 어렵지만, 누군가가 자신만의 색을 진하게 입혀놓은 노래'도 다른 사람이 부르기 정말 힘들다.

그런데 정선아가 올리비아 뉴튼 존의 넘버를 부른다는 사실을 알게되곤, '오호'라고 생각했다. 정선아라면 근사할 것 같았다. 그건 정선아가 예뻐서이기도 했다. 용모는 은근히, 소리에 반영된다. 절대적인 상관관계야 전혀 없지만 말이다. 그리하여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인의 목소리'엔, 분명 '예쁘고 사랑스러움의 요소' 같은 게 들어간다. 최소한 '사랑받는 여성으로서의 자의식'은 들어간다. '어떤 여인들'의 그런 '기'를 난 아주 좋아한다. 가령 마릴린 먼로. 그리고 올리비아 뉴튼 존의 음악에도 분명 그런 '사랑받는 여인의 느낌'이 풍긴다. 그런 느낌을 풍기면서도 올리비아 뉴튼 존은 노래를 잘 한다.

정선아 역시 그런 사람 아닌가. 그녀는 우리나라 뮤지컬계에서 최고의 화려한 미인이니 말이다. 물론 조심할 필요는 있다. 가령 드라마나 영화 분야에서 '미녀의 자의식'만 가진 여배우들은 참 재미없다. 그 자의식 속에 푹 빠져버리느냐, 아니면 자신이 '그것''을 바라보고 이용하느냐의 문제 앞에 '그녀들'은 서는 것이다.

그런데 정선아는, 그것을 분명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그것도 그냥 심드렁하게가 아니가, 최선을 다해서 말이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화려한 배역들에 어울리는 자세, 제스츄어, 표정 등을 모두 완비해가지고 있었다. 혹은 그러려고 정말이지 열심히 노력하는 기색이 완연하다.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그건 절대로 그냥 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더 큰 욕심을 내며 그녀를 지켜보기도 했다. 아아, 생각해보니 난 시아준수의 뮤지컬 모차르트를 열심히 찾아본 덕분에, 정선아와도 정말 많이 만났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뮤지컬 모차르트!의 콘스탄체는 '미인 역'이 아니다. 그냥 평범한. 언니보다 덜 화려한 여자애다. 정선아는 그걸 대단히 잘했지만, 나란 사람은 언제나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 그녀가 '미인의 자의식이 엿보이는 연기'를 더 완전히 덮어주기를 바랬다. 콘스탄체가 너무 화려해보였던 것이다. 그런데 올해 성남 무대에 선 그녀는, '훨씬 덜 화려한 콘스탄체로'로 돌아왔다. 분장이 달라지거나 대사가 많이 달라진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아주 작은 디테일 변화와 표정, 어투의 변화를 통해서, 그녀는 '훨씬 덜 화려한' - 그냥 콘스탄체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하고 있었다. 그걸 보고 그녀에게 얼마나 감탄했는지 모른다. 평생동안 그걸 못 고치는 여배우들도 꽤 본 터라 말이다. 저 사람은 정말 무대를 사랑하고 정말 노력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앗, 예정에 없이 얘기가 길어졌다. 여기 소개하는 건 - 아름다운 여인 역을 맡은 정선아다. 뮤지컬 제너두의 그녀는 '여신 키라'로 올리비아 뉴튼 존의 Magic을 소녀처럼, 그리고 마녀처럼 부른다. 사랑스러움이 줄줄 흘러나오는 멋진 표현으로 말이다. 이게 2008년인데, 그녀는 이때보다 노래 실력이 또 늘어난 듯. '좋은 자질' + '경험' + '노력'은 절대적인 실력 발전으로 이어지는 거다. 상대배우로 등장하는 사람은 이건명, '쏘니'역이다.



이왕 정선아의 이야기가 나온 김에, 뮤지컬 아이다의 My Strongest Suit도 소개한다. 그녀는 여기서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역을 맡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동영상을 보는 내내, 정선아의 얼굴과 몸놀림만 바라본 듯. 그게 그렇게 된다. 그녀가 '아름다움'을 어떻게 하나의 무대 '프랍(prop, 소도구)'으로 만드는지 우리가 생생히 목격할 수 있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중 옥주현 - 언제나 그대 곁에
앗, 본의아니게 뮤지컬 여배우들 특집이 되겠다. 정선아를 검색하다보니, 최근에 그녀와 같은 작품들에 나란히 출연한 옥주현이 또 관련 동영상에 뜬다.

난, 그녀가 몇년 전 처음으로 아이다에 출연할 때, 그 첫 무대를 공연장에서 지켜보았다. 내가 나섰던 것은 아니고 누군가 함께 가자고 해서 말이다. 괜찮았지만 그 이상의 감상은 없었다. 그건 일단 데뷔무대였으니, 그녀로서도 일단은 해내느라 바빴을테고, 무엇보다 사실은 내가 뮤지컬이란 장르에 지금보다도 더 관심이 없을 때였다.

그녀는 생각보다 더 오래 진득하니 이 장르에 천착했다. 인기가수였던 그녀가, 이런 식으로 덜 화려하고 꽤나 낯설 뮤지컬 장르에 뿌리를 내린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그런데 요즘 인터넷에 오가는 이야기들을 가끔 보면, 옥주현의 실력을 비하하는 말들이 굉장히 많다. 응? 싶었다. 가령 '나는 가수다' 출연을 앞두고서, '옥주현이 한 게 뭐 있다고...'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나올 때에는 좀 이상했다.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어려서' 예전 가요계를 잘 몰라서일까. 옥주현은 바로 핑클의 리드 보컬이 아니었던가? 핑클은, 온 세대를 아우르는 히트곡 수로 따지면, 대한민국 어느 아이돌 그룹도 따라잡기 어려운 성취를 이룬 팀이다. 난 어느 시기에, 정말 지치리만큼 거리와 대중교통의 모든 스피커에서 핑클의 노래가 하나 걸러 한번꼴로 나오던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 청취층은 정말로 '전연령대'였다. 다들 정말로 즐기고 있었다. 아마 내가 가장 덜 즐긴 사람일 것이다(취향상). 그 당시에도, '정말이지 이 팀의 대중성만큼은, 도대체 어떤 다른 팀이 깨뜨릴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 히트곡 제조기 역할에 대단히 큰 기여를 한 힘이, 분명 옥주현의 보컬이었다. 다른 멤버들의 보컬은, 아직 힘이 덜 차고 불안정한 데 반해서, 옥주현이 줄기의 심대처럼, 노래를 단단히 받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노래가 가진 맛과 힘, 그리고 안정성이 노래의 히트를 뒷받침했다. 그녀가 내놓은 히트곡 수가 도대체 누구보다 부족할 것인가. 그렇게 압도적인 수의 히트곡을 내놓은 가수를, '실력이 없다'고 배척시키면 - 그럼 누굴 들어야 하나? 음악대학 학장들이 추천해준 '실력있는 가수'를 우리가 들어야 하는가? 아악, 세상에 그런 지루한 일이 어디 있나. 그런 은하계 근처로는 가고 싶지 않다. 그러지 않으려고 지금의 시대가 선택한 음악이 '대중음악' 아니겠는가.

그런데 나란 작자도 참 우스운 게 뭐냐면 - 이건 사람들의 심리가 어쩌면 똑같은지도 모른다. 그래서 무서운 거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속에서 옥주현의 성취가 아쉬운 점이 있나보다'라는 유보적인 선입관을 가져버리는거다. 물론 내가 입을 열어 말을 하거나. 발을 떼어 공연장으로 갈 때에는, 그런 인상에 좌우되지는 않는다. 반드시 직접 보고 들은 후에야 판단한다. 그런데 그 전단계에서는, '그런 인상'을 갖는 것이다. 아아!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사람'이리니...

그래서 동영상을 클릭하면서도, '그녀에게 뮤지컬 배우로서 무언가 표시나게 결여된 부분이 있는건가?'라고 무심결에 생각했다. 그런데 몇초만에 - 그녀 음색의 톤에 푹 빠져버렸다. 이건 정말로 아름답지 않은가. 일단 여러분도 들어보시길. 서두 부분은 몬테크리스토를 맡은 신성록이 먼저 부른다.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듯 해서, 더 많은 감상은 생략하겠지만, 이건 정말 아름다운 '톤'이다. 뮤지컬 배우가 곡을 부르면서, 해당 파트에 어울리는 가장 아름다운 톤의 음색을 주조해내는 것은, 대단히 핵심적인 보컬링 내용이다. 그런데 난, 이것이야말로 뮤지컬 배우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실력파 뮤지컬 배우'라고 소문난 배우들조차도 이 '톤 구축'에서 난조를 겪는 경우가 꽤 있다.  그건 아마도 극적 내러티브를 우선시하는 뮤지컬 자체의 특성 탓이 꽤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이건, 장터에서 매일 기타치며 노래부르는 사람들이 잘 터득할 수 있는 기술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노래에 즉각적으로 반응해오는 사람들의 피드백을 느껴야하기 때문이다. 즉, 이 트레이닝에는 '시장'의 경험이 필요하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가수들은 이걸 제법 한다. 다는 아닌데, 퍼센티지로 따지면 성공확률이 꽤 높다.

조승우는, 가수 경력이 따로 있었던 건 아닌데도 이걸 잘 한다. 뭔들. 시아준수는 과연 잘 한다. 지킬앤하이드에서의 선민도 남달랐다.'천국의 눈물'에서도, 이해리의 보컬은 그런 장점을 분명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옥주현의 저 음색을 듣자마자, '와, 정말이지 가수들이란 남다르구나' 싶었다. 그리고 옥주현은 '경험의 방대함'답게, 상당히 넓은 범역의 '톤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이걸 제대로 얘기하자면, 엄청나게 늘어지는 이야기라서 디테일한 설명은 일단 여기서는 생략하겠다. 사실 이런 건 그냥 '들으면' 된다. 들으면서, 아~ 하고 납득되면 굳이 제3자가 나서서 얘기하고 자시고 할 것 없이, '통하는' 이야기인 것이다. 대한민국의 '뮤지컬 티켓파워'는 현재로선 이걸 반영하고 있다. 늘 말하지만, 발품을 팔아 공연을 보러다니는 대중들의 귀는, 대단한 것이다.

'톤'이 확인되자, 난 순식간에 그녀에게서 '가장 어려운 미션'이 어떻게 수행되고 있는지가 보고 싶어졌다. 혹시 여기서 볼 수 있을까 하고, 관련 동영상 중 '아이다'의 Written In The Stars를 클릭했다. 그랬더니 내가 기대한 무언가가 보인다. 여러분도 보시길. 그녀의 보컬은 초반과 후반에 나오며, 같이 노래하는 사람은, 라다메스를 맡은 김우형이다.



내가 보려고 한 것은, '절정부'였다. 물리적인 절정부라는 의미도 살짝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총합적인 절정부. 즉, '그냥 편안하게 부를 수 있는 지점'을 넘어섰을 때, 옥주현은 어떻게 될까 싶었다. 그런데 위 동영상을 보면서는, 멍하니 '그녀도 찢네...'라고 생각했다. 놀라서 말이다. 인기스타였던 그녀는, 좀 더 점잔을 차릴 것 같았다. 이건 정선아 파트에서 얘기한 '미녀의 자의식'과는 좀 다른, '스타의 자의식' 영역이다.

그런데 여기 그녀는 '절정부'에서 자신을 찢고 있었다. 예쁘거나 점잖게 보이려고, 우회하거나 돌아가지 않았다. 물론 저 위의 것이 그렇게 '폭발적인 절정부'는 아니라서 완전히 단정할 수 없지만 저 정도면 내겐 충분하다. 대사 속의 뜨거운 힘이, 곧바로 음악 속에 표현되는데 그 '증기 같은 느낌'을 가둬버리지 않고, 표출해버린다. 그 속에서 뜨거운 물이 튀고, 얼굴이 얼룩지고, 숨결이 거칠어질텐데도 - 그녀는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캐릭터에 훌륭하게 집중하고 있다. 짧은 장면인데, 순간적으로 내 마음이 뭉클해졌을 정도다. '아이다'는 사실 내가 딱히 좋아하는 작품이 아닌데도 말이다.

여기까지 보고나니, 옥주현의 무대를 정말이지 꼭 한번 보고 싶어졌다. 그때 좀 더 이야기하기로 하고. 클립 세개 소개만 간단히 하려고 했다가, 좀 많이 길어져버린 글을 여기서 -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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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링크된 동영상들은, 유튜브에서 공연 관련 사이트인 '문화예술의전당(lullumallart)' 채널과 오픈리뷰(MrOpenreview) 채널에 소개된 공개 영상들입니다.

*'톡식 히어로'의 쇼케이스 클립이 인터넷에 있네요. 이기찬과 정영주가 대사를 나누는 부분이 앞에 소개됩니다. 후반부의 괴물 톡시는 이기찬이 아니라 이석준입니다. 저는 이 쇼케이스 클립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보았던 시즌 후기의 이기찬과 정영주는, 저것보다 엄청나게 더 진화된 '라이밍'을 대사에 가미하고 있었거든요.

http://news.naver.com/main/vod/vod.nhn?oid=052&aid=0000367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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