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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성&키요키바 슌스케 - I Believe (PV-short version)
2011-09-19 , Monday



*올해 지킬앤하이드를 보면서 - 이게 긴 기간에 걸치다보니 - 꽤나 많은 생각을 하면서 봤습니다. 음악에 대해서, 음악가에 대해서, 언어에 대해서, 말에 대해서, 노래에 대해서, 양식에 대해서... 등등 말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의 공연을 보곤, 뭔가를 불만스러워하다가(자주 그랬죠. 조승우가 워낙 감상자들을 '응석받이'로 만드는 공연자라서 말입니다. 훌륭한 공연자들이 모두 그렇듯)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그날의 공연은 '조승우가 조승우 방식대로 공연을 하지 않아서' 불만스러워하고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일이죠? 저는 조승우의 팬인데, 저는 과연, 조승우라는 사람이 부르는 노래를 좋아하는 걸까요. 아니면 조승우라는 사람이 이제껏 만들어낸 '노래의 양식'을 좋아하는 걸까요. 그게 뭐가 다른가 싶지만, 긴 시간 동안 한 공연자를 지켜보다보면, 그건 가끔 따로 존재한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결과물로 따지면 명백히 따로 존재하죠.

*신혜성도, 조승우 만큼이나 오랫동안 제가 지켜봐온 보컬리스트입니다. 오히려 조승우보다 더 오래되었네요. 조승우는 2004년부터, 신혜성은 그전부터였으니까요(본격적 감상에 나선 것은, 2005년 무렵이긴 합니다). 그는 제겐 '케이팝의 존재와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알려준 첫 보컬리스트였습니다. 그전의 보컬리스트들이 한 시대를 끝내는 역할을 하고, 새로운 시대에 대한 일종의 '전조'같은 역할을 했다면, 그는 '시작'이었죠.

*그리하여 다시 질문. 저는 신혜성이 부르는 노래를 좋아하는 걸까요. '신혜성이라는 사람이 구축해온 노래의 양식'을 좋아하는 걸까요. 이런 질문은 사실 감상자에 의해서 '던져진다는 것'만으로도 - 대단한 일입니다. '그'가 확고부동한 자기 양식을 가진 보컬리스트라는 의미니까요.

*답이야 분명하겠죠? '둘 다'일 겁니다. 이제껏 구축해온 그의 양식도 좋고, '살아있고 언제나 변화발전하는' 그가 새롭게 만들어갈 노래들도 좋죠. 그 또한 가끔은 충돌할 수도 있을테고요.

*그런데 이 두가지 '애호'를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 이런 종류의 바람이 아주 커집니다. 그건 그것이 무엇이든, 그가 '어떤 작품'을 해낼 때, 그가 주도권을 잡기를 바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그래야만 그 두가지를 다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가 '다른 사람이 설정해놓은 세계' 속으로 들어가서, 다른 사람의 양식에 맞추어 노래를 하면, 그건 아주 싫은 일입니다.

*그러고보니, 칸예 웨스트와 제이지 협연에 관한 글에서도 그 이야기를 했었네요. 전 칸예 웨스트의 양식을 훨씬 더 좋아하기 때문에, 두 사람의 협연에서 제이지가 항해의 키잡이 역할을 할까봐 뜨악했네요. 그러다가 칸예 웨스트가 전체를 리드하는 걸 보곤 좋아했지요.

*하지만 신혜성이 키요키바 슌스케와 듀엣 싱글을 낸다고 했을 때 - 그걸 우려하지는 않았습니다. 한 곡의 듀엣인데, 우려할 게 있나요? 아니, '우려'까지야 할게 또 뭐 있겠습니까? 바람조차도 딱히 없었습니다. 애초에 신화 속에서 자신의 음악을 시동해냈던 신혜성은, 협연을 할 때 밸런스를 맞추는 일은 정말 훌륭하게 해내죠. 그에겐 일종의 '전문 영역'같은 겁니다.

*일전에 '미리듣기'로 공개된 노래 몇소절을 들으면서, '살짝 기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통상적으로 저는 신혜성의 협연곡들을 그의 솔로곡들보다 더 좋아하지는 않는데(거기엔 은근슬쩍 위에서 설명한 이유들이 희미하게 들어가 있을 겁니다), 이번엔 노래가 한손을 내밀어 저를 잡아채는 느낌이 들길래 그게 기묘했습니다. '나한테 이 노래가 좋은가'라고 멍하니 생각했습니다. 좀 이상한 감상이죠?

*그러다가 이번에 추가로 공개된 PV의 쇼트 버전 노래를 들으니, 이 협연의 특이함을 비로소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건 신혜성의 양식이 거의 완전한 형태로 존재하는 협연곡이네요. 그러니까, 전체 곡의 흐름을 신혜성이 리드하고 있습니다. 신혜성은 '훌륭한 협연자'이기 때문에, 보통은 협연에서 자기 양식으로 리드를 하지는 않습니다. 전체 곡을 위한 균등한 밸런스를 유지해주죠. 동시에 상대방의 양식에 조금은(혹은 꽤) 맞춰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가 리드를 하네요. 그리고 키요키바 슌스케가 그 리드의 흐름을 타고 함께 노래합니다. 이건 키요키바 슌스케의 역량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키요키바 슌스케가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신혜성이 자신의 리드를 유지해나갈 수 있는 거죠. 특히 신혜성의 절정부를 누군가 저렇게 편안하게 받쳐주는 걸 본 적이 있나 싶습니다. 보통은 그 반대였던 기억이거든요.

*어쨌든 이 흐름은 정말 좋네요. 노래를 듣는 게 너무 편안해서 눈물이 다 나올 지경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두가지 요소가 분리되었을 때와는 전혀 반대의 상황이 되는 셈인 겁니다. 이건 '노래가 좋다'라는 것과는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것 이전의, 혹은 그것을 넘어선 이야기지요.

*신혜성의 양식은, 특히 솔로이스트 신혜성의 양식이 요즘 들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든 걸까요. 지난 콘서트에서도 이것과 유사한 느낌들이 각 곡들 마다 쏟아져서 좀 놀랐었거든요.

*10월 5일 일본 발매 예정인 듀엣 싱글, 좋은 결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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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미리듣기'란, 주제부이기 마련이고, 그 공개된 주제부가 알맹이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미리 공개되었던 부분은, '사과의 반쪽'처럼, 유기적인 흐름의 절반이었군요. 그래서 앞부분과 같이 들어서야 흐름이 완성되네요. 이건 은근히 극적인 느낌입니다.

*이번에 새로 공개된 서두 부분에서 - 신혜성은 너무 편하게 '신혜성인' 느낌'이 들지 않나요? 전 왜 그 부분이 이토록 낯익은 동시에, 이토록 새로운 걸까요. 뭐, 위에서 했던 이야기와 같은 맥락인데, 이건 생각조차 하기 이전에 느낌으로 바로 느껴지는 부분이라서요. 전반적으로 소리를 잡아내는 방식도 그렇습니다. '타비니~'같은 부분에서처럼, 신혜성 소리의 천연 질감이 손에 잡힐 듯 그대로 느껴집니다. 이런 소리가 레코딩 버전으로도 담기네요. 대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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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YA님의 댓글  2011.10.03    
짚어주신 것처럼 곡 전체를 신혜성이 리드하는 듀엣.. 지금까지는 그 반대로 늘 받쳐주는 스타일이어서 그랬는지 이번 곡은 뭔가 새롭지만 익숙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지난 콘서트에서 그가 언급하길 올 겨울에는 새로운 시도를 한 음반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했는데, 어떤 목소리들을 들려줄지 기대가 됩니다 :)



파뷸로스SH님의 댓글  2011.10.27    
아마 팬들도 음악적인 지식이 없어도 오빠가 듀엣을 하신다하면 기대하는 이유가 훌륭한 협연자 라는걸 이미 깨달았기 때문인거 같아요~
아빌립도 굉장히 기대가 컸었는데요. 확실히 오빠가 리드하는 면이 있는거 같았어요ㅎㅎ
오빠의 일본 앨범이라서 그런건지, 오빠의 리드가 저도 듣기 좋았어요~
이번에 슌스케씨가 베스트 앨범을 내는데 거기 또 두분의 새로운 듀엣곡이 들어간다고 하네요^^ 그 곡은 또 어떤 형태일지 매우 기대가 되요~



무리님의 댓글  2013.01.16    
좋은 글 잘 읽었어요! 만약 기회가 있으시다면 슌스케씨 수록곡에 신혜성의 솔로곡도 들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제목이 일본어고 한국말로는 '영원히' 라는 뜻을 가진 제목이었는데... 아이빌립처럼 참 새로운 느낌이에요. 그동안 들어왔던 느낌과는 정말 다른, 뭔가가 새로운 그런 느낌.. ^^ 구구절절 다 공감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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