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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클락 & 샘 쿡, 그리고 여름 - 우리는 꿈꾼다
2011-07-23 , Saturday

*요즘 오랜만에, 아서 클락(Arthur C Clarke)의 소설 '낙원의 샘'을 읽고 있습니다. 가끔 음악 이야기를 쓰지 않는다면, 또 쓸 이야기가 없다면(?) - 제가 잡을 또 다른 테마는 뭘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중에는 위대한 SF 작가 아서 클락이 언제나 있지요. 아가사 크리스티도 있고. 현재적 음악 이야기를 쓰지 않아도 된다면(?), 듀크 엘링턴 이야기를 언제까지나 했을 것이고, 엉뚱하게도 샘 쿡의 삶을 테마로 잡아보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낙원의 샘'. 사실은 이것 말고 한달 전에 읽은 이우혁의 '치우천왕기'가 화두로 삼기엔 재미있는 소재들이 많았는데, 그땐 이상하게 뭔가 쓰려고 하면, 글들이 날아가버리는 이상한 사태가 발생해서, 관둬버렸습니다. 전 요즘, '피할 수 없는 운명'엔 저항하지 않습니다. ^ ^

*아서 클락는, 하나 하나 열거하기 힘들만큼 수많은 위대한 소설을 남긴 사람인데, '낙원의 샘'은 그중에서도 가장 철학적이고 사색적인 내용들이 잔뜩 담겨있습니다. 내용은 간단해서, 에펠탑 같은 구조물을 대기권 밖 - 우주까지 쌓아올리는 겁니다. 그리곤 그것을 통해 엘리베이터식 '우주선'을 가동한다는 얘기지요. 그 이야기가 마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연례 보고회처럼 기술적이고, 실현 가능한 것처럼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린 그걸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이 작가는, '인공위성'의 개념을 자신의 SF 소설을 통해 고안해낸 장본인이니까요. 영국 행성간 학회 회원이고 미 항공우주국인 NASA의 자문위원인데다, 스스로 공군 대위였던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그런 사람이 - 엄청난 상상력과 문장력, 소설적 구상력을 가진 작가이기도 했던 겁니다. 가끔 신들이 벌이는 장난.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몰아주기'의 장본인인 겁니다.

*'여름은 환타지'라는 게 철칙인데, 올 여름엔 이상하게도 환타지가 영 제게 안 먹히네요. '치우천왕기'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지만, 올 여름 나온 '완결편'은 다음으로 제쳐두어버렸습니다. 해리 포터도 비슷한 운명. 예전에, 나이드신 어른들이, 다큐멘터리를 열심히 보는 것을 보면서, 나이가 들면 저런 게 재미있을까...하고 생각했는데 저도 슬슬 그렇게 되어가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자체가 얼마나 오묘한 구조물이라는 것을, 해가 가면 갈수록 느끼게 된다고나 할까요. 그렇지만 아직 다큐멘터리를 열심히 보고 있진 않습니다만.

*잡담이니까, 그냥 이 정도로만 주절거리겠습니다. 언젠가는 아서 클락의 책들을 소개할 기회가 있을까요. 그러자면 정말 여유가 많아야 할텐데요. 있겠죠. 아가사 크리스티도요. 그녀의 소설 속에 나오는, '일 안하는 영국 사람들'의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단 말이죠. 전 그걸 블루스와 엮을지도 몰라요.

*샘 쿡의 이야기도 정말이지 특별하죠. 갑자기 왠 샘 쿡 타령인지는 모르겠지만 - 이야기가 나온 김에 말하자면, 그 역시 참 신기한 존재였어요. 그렇게 잘생기고 그렇게나 똑똑하고 그렇게나 노래 잘 하는 - 후세의 마이클 잭슨 만큼이나 수퍼스타가 되었을 인물이죠. 아니, 이미 그렇게 되어가는 와중이었는데 - 도무지 명쾌한 설명이 안되는 방식으로 33살에 모텔에서 살해당했습니다. 이 사람은, 지금 봐도, 반짝 반짝 빛납니다. 그냥 노래를 잘 하는 것을 뛰어넘어, 그냥 잘 생긴 것을 뛰어넘어, '모든 대중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은 매력이 철철 풍깁니다. 그 시끄러운 시대에, 대다수 백인들조차 그의 매력에 무장해제되어 미소를 짓게 만들었으니까요. 그리고도 똑똑했죠. 1960년대에 자기 레이블을 만들었으니까요. 그리고도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메시지를 자신의 노래에 담아냈죠. A Change Is Gonna Come이라는 곡이 가령 그렇습니다. 2008년에 가수 씰이 이 곡을 리메이크했는데, 사람들은 유튜브에서 씰의 보컬을 칭찬하면서도 입을 모아 샘 쿡의 위대함를 이야기하고 있었죠.

[피파니아닷컴 piffania.com]



*Sam Cooke - A Change Is Gonna Come

가장 강한 곡들은, 가장 부드럽죠.

*Sam Cooke - Little Girl Blue

제가 아주 좋아하는 그의 노래 중 하나.



*아서 클락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왜 샘 쿡으로 빠졌을까요... 역시 아직 안되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접어놓았던 페이지의 한 귀절이라도 소개합니다: "인류 유혈의 역사에서 배울 것이 하나 있다면, 오직 개별적인 인간들만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아서 C 클락, '낙원의 샘')


*그나저나, 이렇게까지 샘 쿡 이야기를 했으면, 그의 라이브를 봐야죠. 이걸 보시면, 왜 그가 '사랑받기 위해서 태어난 존재'같은지를 느끼실 겁니다. 아니, 사람들은 그를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그를 외면하지는 못 합니다. 채널을 돌릴 수가 없죠. 그리고 '샘 쿡이라는 사람은 또 안 나오는 거야'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도리가 없었을 겁니다. 1964년 어쨌든 흑백의 인종차별은 표시나게 못하게 하는 공민법이 제정되었지만, 샘 쿡은 또 다른 방식으로, 흑백간의 차별을 깨고 있었죠. 그와 함께 춤추는 저 즐거운 백인들을 보세요. 신기한 건, 노래하는 샘 쿡의 모습은 대단히 현재적으로 생생한데, 백인 청중들은 마치 박제된 과거의 사진이 움직이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이런 건 블루스/소울 뮤지션들의 클립을 볼 때 언제나 받는 느낌입니다.

이 노래 'Blowing In The Wind'는 잘 아시는, 밥 딜런의 위대한 곡인데, 전 이 노래를 대단히 좋아하고, 또 밥 딜런의 버전도 잘 듣고 있지만 - 샘 쿡이 부르는 이 지점에서야, 이 노래의 진짜 음악적 힘은 다 발휘된다고 생각합니다. 비틀즈의 노래를 엘라 피츠제럴드가 부를 때, 톰 존스가 부르던 노래를 조 텍스가 부를 때 어김없이 받던 그 느낌. 곡조가 무엇이든 - 그 모든 뿌리는 하나인 겁니다.



*에잇, 내친 김에 하나 더. 이젠 누구나 다 아는 고전이 된 Cry Me A River. 이 노래의 진짜 힘은 이런 지점까지 거슬러올라가야 됩니다. 우리가 요즘 흔히 듣는 '재즈 보컬리스트 교습 버전'으론 이 노래의 진짜 힘은 구경도 못 하는 겁니다. 이 샘 쿡의 버전에서 1분 15초부터 펼쳐지는 절묘한 프레이즈를 들어보세요. 우리나라의 신기한 보컬리스트들인 시아준수와 영웅재중이 언젠가는 자신들 버전을 꼭 시도해보길 바라는, '수백곡' 중의 하나입니다. ^ ^



*위대한 엘라 피츠제럴드의 버전. 제가 그녀의 '본령'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 방식이지만, 이리 가나 저리 가나 그녀는 위대할 뿐이고.



*이번엔 바브라 스트라이잰드. 엘라의 버전과 바브라의 버전에서, 재즈 보컬의 클리쉐(상투적인 기법)들은 거의 다 나온 셈이군요. 저도 지금 보다보니 그걸 느끼네요. 재미난 건, 그런데 그 클리쉐의 오리지널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사람들의 버전에선, 그 기법들의 상투성을 전혀 엿볼 수 없는 겁니다. 당연한 일인가요? 당연한 일이겠네요. 그건 마치 냉면이나 생선초밥이나 스테이크를, '원조집'에서 먹는 것 같은 기분인 거죠. 아하, 이런 이유 때문에 이 요리들이 태어났고, 성장했고, 인기를 얻는구나가 단박에 한 접시로 깨우쳐지는 느낌?

그런데 전 거의 평생(?)동안 '바브라 스트라이잰드가 미인은 아니잖아요?'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늘 이해하지 못할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 엄청난 미인인데 말이에요. 물론 제가 '노래 잘 하는 사람'은 모두 엄청나게 아름답다고 보는 경향이 있는 것은 인정합니다! - 하지만 저 눈동자는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현대의! 재즈 여가수 다이애너 크롤의 버전. 전 현대 재즈 가수들 노래는 전혀라 할만큼 안 듣는데(피하는 게 아니라, 그쪽에서 제게로 찾아오질 않아요), 이 버전은 지금 들으니까 좋네요. 가장 좋은 점. 그녀는 위에서 언급한 진부한 재즈 보컬의 기법들을 전혀 안 씁니다. 그리고, 그래서 오히려 자기 힘이 정직하고 효과적으로 드러나네요. 이 사람이 바브라 스트라이잰드의 새 음반을 흘륭히 프로듀싱해낼 수 있었던 이유를 알겠습니다.

링크: http://youtu.be/N6y5pJv91xo

*남자 가수의 버전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슬퍼하다보니 레이 찰스의 버전이 있네요. 이 편곡은 정말 근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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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희님의 댓글  2011.07.24    
잘 듣고 잘 배우고 갑니다^^
시아준수와 영웅재중의 단독무대가 기대됩니다..가능하겠죠??!!!



SumMer님의 댓글  2011.07.24    
갑자기 왠 소설인가.. 했더니 결국은 음악으로 끝나네요^^ 전 엘라 피츠제럴드 버전이 가장 맘에 들어요. 째즈는 취향이 아닌데도 그녀의 노래는 남다르게 들리니..
풉, 재중&준수는 일단 영어공부가 필요하겠네요. 둘다 신기한(!) 발음이어서ㅋㅋ

그동안 피파니아에서 '나는 가수다'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지요. 가요계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한 프로그램인만큼 관심있게 지켜보셨을거라 믿는데, 어떤가요.



latea님의 댓글  2011.07.24    
피파니아에서 세월을 넘나드는 좋은 노래들 많이 알게 되서 기쁘고 또 감사합니다..^^ 요즘에는 20살이 이런 노래들과 인연이 닿기 참 힘들더라구요...ㅎ
제 유일한 희망은 JYJ에요ㅎㅎㅎ 언젠가 이런 음악들'도' 해줄 거라 믿습니다.ㅎ



grasso님의 댓글  2011.08.21    
전 레이찰스 버전이 좋네요...가사는 슬픈데(슬픈 것 맞죠?) 어깨는 들썩들썩...근데 제 느낌으론, JYJ는 재즈나 블루스 음악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던데...아님 잘 안 듣거나...JYJ 음악에서 재즈적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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