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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을 상대로 하는 비즈니스라면...
2013-04-09 , Tuesday

얼마 전에 '출판 천재 간키 하루오'라는 책을 읽었다. 일본 고분샤의 대표를 역임하며 수십년에 걸쳐 엄청난 베스트셀러들을 출간해냈던 인물의 자기 기록이다. 이 책에는 그와 일했던 직원들의 에세이나 소회들도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 잡지 '여성자신'의 창간을 주도한 인물이 쓴 글에 이런 구절이 있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비즈니스라면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죽도록 고민하자. 그러나 완성된 상품에는 그러한 고민의 흔적이 터럭 만큼도 드러나 있어서는 안 된다. 도리어 경쾌함과 상쾌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중은 함께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출판천재 간키 하루오' p141, 2011 커뮤니케이션북스刊)

이 대목을 읽다가는 흠칫 했다. 근년 들어 내가 우리나라의 모든 엔터테인먼트 관련 생산자들에게서 느끼고 있던 희미한 불만이, 바로 이 한 구절에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요즘 우리나라의 대중문화 분야들과 관련해선, 제작자 측에서 그런 종류의 것, '생산 라인에서 죽도록 고민했던 흔적은 말끔하게 지우고 경쾌하게 포장된 제품'을 내놓는 그런 방식을 보기가 몹시도 드문 느낌이다. 더 문제인 것은, '죽도록 고민하고' 징징거려도 별로 듣기 반갑지 않은 판국에, 그다지 죽도록 고민도 안 한 것 같은 경우들이, 어째 소란스럽기는 더하다. 그런 이야기들을 그다지 귀담아듣지 않는 나에게조차도 들리니 말이다.

그런데 어쩌면 저 글은 예전의 상식일 뿐, 이제 세상이 SNS 시대를 맞이하여 모두를 서로의 징징거림을 즐기고 있는 세상이 된 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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